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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11월
평점 :

학교 다닐 때는 친구가 참 중요하지. 학교 다닐 때만 그런 건 아닌 듯해. 난 지금도 친구와 잘 지내고 싶다 생각해. 난 어른이 되지 못하겠군. 솔직히 말하면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 없어. 어른이 된다고 친구가 없는 건 아닐 텐데. 어릴 때 하고는 다른 것 같기도 해. 난 어릴 때 그대로길 바라는가 봐. 어릴 때와 지금 사는 게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다를 텐데. 그런 거 받아들이고 나만 생각하면 안 되겠지. 여전히 난 친구가 뭔지 잘 모르겠어.
이 소설 《내 친구는 나르시시스트》(조영주)를 보고 친구는 어떤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학교 다닐 때는 다른 것보다 친구와 잘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어릴 때 아주 친하게 지낸 친구는 없어. 그런 친구가 한번도 없어서 한번쯤 그런 친구가 있기를 바라는 건가. 그럴지도 모르지. 어려운 바람인 듯해. 나 자신이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런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아.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재미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았군.
지금은 휴대전화기 없으면 따돌리기도 할까. 그럴지도 모르겠어. 내가 지금 시대에 학교 다녔다면 심하게 따돌림 당했을 것 같아. 집은 가난하고 휴대전화기도 없으니 말이야. 그런 걸로 놀리는 거 유치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어릴 때는 어땠을지. 난 학교 안 다니고 싶었을 것 같아. 누군가한테 따돌림 당하고 괴롭힘 당하면. 친구다 여긴 아이가 나를 무섭게 만들어도. 해환이가 만난 조나애는 나한테 말도 안 할 것 같군.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해환이는 공부를 잘했어. 엄마는 해환이한테 휴대전화기를 사주지 않고 책을 읽으라고 했거든. 그것 때문에 중학교 1학년 때는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했어. 2학년으로 올라가고 예쁘게 생긴 조나애가 해환이한테 말을 걸고 휴대전화기를 주고 아이들 따돌림에서 벗어나게 해줬어.
나애가 해환이한테 이것저것 해주기는 했지만, 그게 좋은 거였을까. 자신이 쓰지 않는 휴대전화기를 주고 비싼 미용실에도 데리고 가다니. 그건 좀 지나친 것 같은데. 해환이도 그걸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나애한테 뭐라 하지 않았어. 해환은 나애를 친구다 여기고 맞춰줬어. 친구는 상대한테 맞춰주는 건 아닐 것 같기도 한데. 한두번은 그래도 언제나 그러는 건 이상하지. 나애와 친하게 지내게 되고 해환은 반에서 따돌림 당하는 최정안한테 마음을 써. 자신이 따돌림 당하던 걸 생각했던 거지. 해환이와 정안이는 교환 일기를 쓰게 돼. 이런 것도 해 본 적 없어. 재미있을까. 해환이는 나애와 그리고 정안이하고도 잘 지내고 싶었어. 잘 될까.
정안이가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하게 된 건 나애 때문이었어. 왜 나애는 다른 아이들이 정안이를 따돌리게 만든 건지. 나애는 해환이한테 집착하는 것 같았어. 자신이 연락하면 바로 연락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애는 해환이한테 죽겠다는 말도 했어. 같이 죽자고 했던가. 나르시시스트는 정말 그럴까. 반 아이들은 나애가 해환이한테 동의도 받지 않고 해환이 사진이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걸 알게 돼. 이제 아이들은 나애를 따돌려. 꼭 그렇게 해야 할까. 반에 따돌림 당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걸까. 나애가 좀 이상하기는 한데, 그런 거 고칠 수 있으려나. 자기 자신이 어떤지 깨닫고 고치려 해야 할 텐데. 나애는 누군가를 지배하려는 것 같기도 했어. 자신이 말하는 거 다 들어줘야 하고. 수첩엔 아빠가 자신을 많이 혼낸다는 걸 쓰기도 했는데, 그건 정말 같지 않기도 했어. 해환이는 나애와 마주하려고 해. 나애는 거기에 응할지. 나애와 해환이는 진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아무 사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 난 나애와 해환이와 친구가 되기로 했다면 좋겠어. 언젠가 헤어진다 해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