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작은 새
다테노 히로시 지음, 나카노 마미 그림, 마루 옮김 / 요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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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은 날엔 창문을 열고 바람이 통하게 하면 좋지. 그건 이 책 《고양이와 작은 새》에 나오는 고양이도 마찬가지인가 봐. 편안하게 쉬면서 차를 마시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지. 이렇게 말했지만 난 그런 시간 별로 가지지 않아. 거의 책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거든. 가끔 홍차도 마셔. 홍차를 좋아하는 친구가 보내준 게 있거든. 고양이는 홍차를 마셨어. 고양이가 느긋하게 홍차를 마시는데 차 소리가 들렸어. 트럭엔 목련 가지가 있었어. 고양이는 목련 가지를 예쁘게 정리하고 묶는 일을 했어.


 고양이가 일을 시작하려는데 밖에서 새 소리가 들렸어. ‘짹짹’은 참새소리로 자주 쓰는데, 여기 나온 새는 참새가 아닌 것 같아. 어쨌든 작은 새는 고운 노래를 하면서 고양이집 창가에 앉아. 작은 새는 고양이한테 목련 가지를 조금만 나눠 달라고 해. 새가 나뭇가지로 하는 건 뭘까. 집 짓기지. 작은 새는 둥지를 지으려고 나뭇가지를 찾아다니다 좋은 냄새가 나는 고양이 집으로 찾아왔어.


 작은 새는 목련 가지가 일곱개 있어야 한다고 해. 고양이는 목련 가지를 하나 주고는 날마다 오라고 했어. 고양이가 마음 좋지. 여러 날 누군가를 만나면 친해지기도 해. 고양이와 작은 새도 친해졌어. 작은 새는 고양이 집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 목련 가지 냄새, 홍차 냄새, 꽃 냄새. 고양이는 냄새를 못 맡지만 상상할 수 있다더군. 고양이가 한 말에 조금 놀랐어. 냄새를 맡지 못하는 고양이였다니 말이야.


 뭐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 고양이를 찾아오던 작은 새는 이레가 지나고 더는 찾아오지 않았어. 고양이는 작은 새를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어. 일도 별로 못해서 돈도 얼마 못 벌었어. 고양이가 작은 새를 아주 좋아하게 됐군. 현실에서 고양이는 새를 잡는데. 이런 생각은 잠시 한쪽으로 밀어둬야지. 시간이 흐르고 작은 새가 고양이를 다시 찾아와. 식구와 함께. 새끼가 세 마리고 조금 큰 건 어미 새군. 작은 새는 파란색인데 어미 새는 연한 밤색이야. 새끼 새가 아빠라고 해서 작은 새가 수컷이라는 걸 알았어. 그랬군, 그랬어.


 식구와 함께 온 작은 새를 고양이는 아주 반갑게 맞이해. 작은 새는 고양이한테 꽃다발을 줘. 그 꽃은 약초 같은 거였어. 그 꽃 냄새를 맡으면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작은 새가 찾아다녔대. 고양이는 이제 냄새를 맡을지. 그림을 보니 작은 새가 준 꽃은 제비꽃 같기도 하고 팬지 같기도 해. 무슨 꽃일지. 크기가 큰 걸 보면 팬지 같지만, 고양이한테는 제비꽃이 크게 보일지도 모르지. 작은 새가 물고 오기에도 제비꽃이 낫겠군. 고양이는 작은 새 식구한테 또 놀러오라고 해. 고양이와 작은 새는 또 만나겠지.


 이 책 《고양이와 작은 새》에 담긴 그림 참 예뻐. 세밀화여서 진짜 같기도 해. 고양이도 예쁘고 작은 새도 예뻐. 나무와 꽃을 보니 숲속에 온 듯도 해. 고양이는 참 좋은 곳에 사는군. 나도 목련 가지 냄새와 홍차 냄새 그리고 꽃 냄새가 나는 고양이 집에 놀러가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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