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잘 입는 사람 부럽다. 난 그런 것과는 아주아주 멀다. 옷 사는 거 귀찮다. 귀찮은 것보다 먼저 옷을 잘 사지 못한다. 옷 가게에 못 간다고 해야겠다. 어릴 때는 엄마가 사다주거나 같이 사러 가기는 했다. 그때도 옷을 바로 사지는 못했다. 고르기 힘들어서.
친구와 같이 옷 사러 간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그런 적 없다. 한번쯤 있었던가. 분식점에도 거의 안 가 봤구나. 혼자서 잘 못 간다. 옷 가게든 음식점이든. 음식은 집에서 대충 먹으면 된다. 사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옷은 없으니 늘 같은 것만 입는다. 어딘가에 꼭 가야 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구나. 가야 했다면 두세벌 정도는 샀을지도.
지금은 옷을 인터넷으로 살 수 있다. 잘 안 맞을까 봐 걱정돼서 사기 어렵기는 하지만 아무 그림 없는 반팔 흰 티셔츠는 괜찮다. 그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다. 인터넷으로 산다 해도 고르기 어렵다. 옷도 그렇고 다른 물건도 그렇다. 그런 거 잘 하는 사람도 부럽구나. 책은 읽고 싶은 거 바로 사니 시간 덜 걸리는데.
언제부터일까.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많아진 건. 나도 잘 모르겠다. 바지나 겉옷은 거의 그런 듯하다. 마음에 드는 거 찾기도 어렵고 크기가 걱정돼서 잘 사지 않았는데, 바지는 한두번 사 봤다. 그건 메이드 인 차이나다. 바지도 별로 없고 겨울에 입는 겉옷은 오래전에 산 거 그냥 입고 다닌다. 이번에 사 볼까 하고 찾아보니 다 메이드 인 차이나다. 내가 잘 못 찾는 건지도 모르겠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비싸선가. 옷을 사려고 찾아본 건 예전이고 얼마전에는 옷이 보여서 거기로 가서 본 거구나.
한국에만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많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도 비슷할지도. 외국에서 선물을 샀더니, 쓰여 있는 말은 메이드 인 차이나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나. 한국에 와서 그런 거 사 가는 사람 많을지도. 어릴 때는 그런 거 잘 안 봤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 시장에서 산 옷은 어디에서 만든 거였을지. 메이드 인 차이나는 옷뿐 아니라 많은 물건이 그렇구나. 그런 거 안 사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것도 있다.
내 마음에 드는 옷 안 보이고 메이드 인 차이나만 있어서 내가 만들어 입는 게 낫겠다는 생각 잠깐 했다. 옷 한번도 만들어 본 적 없다. 바느질 안 하고 싶고, 그런 거 할 시간도 없다. 재봉틀로 만들면 조금 빠를까. 재봉틀 없고 못 쓴다. 바지는 대충 만들어 입을 수 있겠지. 다른 건 어렵겠다. 내가 옷을 만들어 입을 일은 없을 거다. 그냥 적당한 거 사서 오래 입을 수밖에 없겠다. 그러려고 한 건 아니지만, 옷을 덜 산 게 환경에 도움이 됐구나.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