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좋겠지만 떠오르는 게 없지 뭐야. 여러 번 말한 편지가 생각났어. 지금은 편지 쓰는 사람 많이 줄었지. 예전엔 많았는데. 예전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한 2010년 전이나 2000년 전. 2010년 전보다 2000년 전일 듯하군.


 내가 컴퓨터를 쓴 게 스무해 넘은 것 같기도 해. 벌써 그렇게 되다니.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사람도 많지. 그런 사람은 ‘편지’가 뭐야 할 것 같아. 아니 편지라는 말은 알아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지도. 이런 말은 내가 모르고 하는 걸까. 사실 나도 잘 몰라. 내가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인터넷 블로그 같은 데서 사람들이 쓴 글을 보니 말이야.


 어릴 때부터 난 사람 잘 사귀지 못했어. 지금도 다르지 않아. 인터넷에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으면 난 편지 쓴다고 해. 예전에는 그렇게 해서 편지를 나눈 사람 조금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말 하기 어려워. 그저 인터넷 안에서만 잠시 만나야 해. 그건 어쩔 수 없지. 지금 세상은 좀 무섭기도 하잖아. 글만 보고 그 사람을 다 알기는 어렵지.






 편지는 한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이나 보고 싶은 사람한테만 쓰는 건 아니야. 누구한테나 써도 돼. 날마다 만나는 학교 친구한테 써도 되지. 날마다 만난다 해도 깊은 이야기 못할지도 모르잖아. 내가 학교 친구한테 편지를 쓴 건 나를 잊지 않았으면 해서였던 것 같아. 이건 좀 솔직하지 못한 건가. 친구가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겠어. 편지 써도 친해지거나 나를 좋아한 친구는 별로 없었어. 학교 다닐 때 친구는 그때뿐이었어.


 지금도 난 편지 써. 내가 좋아서 쓰기도 하고 편지 받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해서 쓰기도 해. 나를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조금 있지. 인연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실제 만나는 사람보다 편지나 글로만 만나는 사람은 쉽게 끊어질지도 몰라. 그렇게 안 되면 좋겠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거겠어. 편지는 가까운 사람한테 말로 하기 어려운 거 쓰기에 좋아. 가까운 사람과 편지를 나누면 좀 더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겠지. 어쩌면 가까운 사람한테 더 마음을 전하려고 애써야 할지도.


 가끔 누군가한테 편지 써 봐. 편지는 즐거운 거야. 글뿐 아니라 편지도 자기 마음을 정리하게 해주기도 할 거야. 편지 써 보라는 말 빼놓지 않았군. 편지 쓰는 사람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 아직은 편지 쓰는 사람 있지만, 언젠가 사라질지도 몰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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