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창 탐정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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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아니고 사람에 기생하는 인면창이 말을 하다니. 믿고 싶은데, 그것보다 미쓰기 롯페이가 만들어 낸 인격 같은 느낌이 든다. 인면창은 동양 기담이나 소설에 요괴로 나온다고 하지만. 미쓰기 롯페이는 후루하타 상속 감정에서 감정사로 일한다. 상속 감정사라 한다. 그런 일도 있구나. 실제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 《인명창 탐정》에서도 많이 알려진 일은 아닌 듯하다. 미쓰기는 다섯살 때 산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어깨를 다쳤다. 어깨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고 나중에 그 자리 흉터가 사람 눈 코 입처럼 남았다. 미쓰기가 그걸로 놀다 보니 갑자기 인면창이 말을 했단다. 그건 아무래도 미쓰기밖에 못 듣는 것 같다. 이러니 미쓰기가 만들어 낸 다른 인격 같다는 생각을 하지.


 외진 사쿠마 마을에서 부자인 혼조 구라노스케가 갑자기 죽어서 미쓰기는 유산을 감정하러 간다. 혼조 집안은 사쿠마 마을 경제를 쥔 집안이다. 거기 사는 사람은 혼조 기업에서 많이 일했다. 구라노스케는 아들이 셋에 딸이 하나였다. 사쿠마 마을은 가부장제가 남아 있고 시대에 뒤떨어진 곳이었다. 여성이 제대로 살기 어려운 곳이었다. 외진 마을 유지에 가부장제라는 게 나오니까 요코미조 세이시가 떠올랐는데. 이 소설 《인면창 탐정》은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 《이누가미 일족》과 《악마의 공놀이 노래》에서 영감을 받고 썼다고 한다.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몇 권 본 게 있어서 떠올리기도 했구나. 그런 소설 못 봤다 해도 이 소설 보는 데 문제는 없다.


 혼조 기업이라 하지만 여기에서 하는 혼조 제재는 잘 안 되고 산은 별로 돈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쓰기가 산을 돌아보다 산에 몰리브덴이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되고 형제들이 조금 이상해졌다. 돈을 나눠 가지려고 하던 게 회사 경영권 싸움이 됐다고 할까. 첫째 아들 부부가 죽는다. 창고에 불이 났는데 그 안에서 나온 시체가 첫째 아들 부부였다. 둘은 불에 타 죽지 않고 먼저 목이 졸려 죽임 당했다. 그 뒤로 사람이 더 죽고 하나는 미수에 그쳤다. 책 목차를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걸 짐작하게 한다. 연쇄살인이라니. 이건 유산 상속 때문에 일어난 일이구나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 유산을 받을 사람에 용의자가 있는 거겠다.


 용의자가 집안 사람이라는 건 짐작이 가도 누군지 알기 어려웠다. 그 사람 마음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럴지도 모른다고만 생각했다. 가부장제로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고 다른 사람도 거기에 거역하지 않다니. 그런 일이 소설에서만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어딘가 폐쇄된 마을에서는 지금도 일어날지도. 사람 욕심은 무섭구나. 죽으면 다 끝인데, 왜 근거없는 믿음을 갖는 건지. 그 믿음으로 상처받는 건 여성이다.


 미쓰기가 산을 둘러 보는 모습을 보면서 왜 산을 팔고 거기에 무언가를 지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사는 나무나 풀이 살 곳을 없애려 하다니. 땅속에 묻힌 몰리브덴을 채취해도 둘레 자연은 죽겠다. 자연을 그대로 두면 좋을 텐데, 산 주인이 있다니. 얼마전에도 생각한 건데 그 주인이라는 건 정말일까. 자연은 사람이 주인일 수 없는데. 땅이구나. 소설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건 얼마전에 본 《나의 초록목록》(허태임) 때문이구나. 이 소설은 분명하게 풀리지는 않았다. 인면창이 말한 게 맞기는 할 거다. 이건 나카야마 시치리 새로운 시리즈다. 인면창과 미쓰기가 이야기하는 거 재미있게 보인다. 미쓰기가 혼자 상상하는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 나도 그런 친구 있으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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