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숨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6
유즈키 유코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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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탕은 몸에 안 좋다. 짠 소금도 많이 먹으면 안 좋구나. 설탕은 안 좋지만, 꿀은 괜찮던가. 그것도 많이 먹으면 배 속이 안 좋겠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달달한 걸 좋아한다. 먹는 것뿐인가. 달달한 음악, 달달한 말도 좋아한다. 또 뭐가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달달한 건 몸에 안 좋다. 우울한 마음엔 좀 낫던가. 그럴지도. 그것도 지나치면 안 된다. 나트륨은 몸에 중요하지만, 당은 어떨까. 당이 떨어져도 몸이 안 좋은 걸 보면 그것도 없으면 안 되겠다. 설탕에서 얻는 당이 아닌 다른 데서 얻어야 괜찮겠다. 당은 탄수화물에도 있고 과일과 채소에도 있다.


 이 소설 《달콤한 숨결》을 보고 처음 말한 게, ‘설탕, 달달한 것, 당’이라니. 제목에 ‘달콤한’이 들어가서 말이다. 이 소설 본래 제목에 들어가는 ‘우쓰보카즈라(벌레잡이통풀속)’는 달콤한 냄새를 풍겨 곤충을 끌어들여 잡아먹는 식충 식물이란다. 식충 식물에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것도 있다. 그런 식물 못 봤지만 어쩐지 무섭구나. 그것도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그 식물은 자기대로 사는 거겠지. 그런 걸 보고 사람도 본능을 숨기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 사람은 본능대로 살면 안 되느냐고. 사람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고 산다. 그건 그렇게 사는 게 사람한테 더 나아서겠지. 사람은 그렇게 진화했다.


 남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남을 속이고 큰돈을 빼앗는 사람. 그런 걸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겠지.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은 자신이 피해를 입으면, 다른 사람이 자신과 똑같은 일을 겪으면 힘들겠지 생각하고 조심한다. 자신이 싫은 건 남한테 하지 않는. 그런 양심 있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이 당한 만큼 아니 당한 것보다 더 크게 남을 속이기도 한다. 여기 나온 사람은 사치스런 생활을 하려고 남을 속인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뒤에서 조금이지만 가해자가 왜 그렇게 됐는지 말한다. 그런 사람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내가 잘 모르는 걸까.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르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모두 이 사회 탓만 해도 될지.


 다카무라 후미에는 초등학생 때는 살이 쪄서 아이들한테 놀림 당했다. 중학생이 될 때쯤 살을 빼고 중학생 때는 아주 달라졌다. 대학생이 됐을 때도 여전히 날씬하고 예뻤는데,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먹는 것으로 풀어서 다시 살이 쪘다. 그 뒤 다시 살을 빼고 일자리를 얻고 남자를 만나고 결혼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살이 쪘다. 살이 빠졌다 늘었다 빼다니. 그런 거 하는 사람 대단하기도 하다. 아이 기르기가 힘든 후미에한테 어느 날 이름이 잘 알려진 남성 연예인 디너쇼표가 온다. 후미에는 여러 행사에 응모하는 취미가 있었다. 그런 게 많아서 자신이 그걸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디너쇼표를 버리지 못하고 거기에 간다. 그곳에서 후미에는 중학교 동창이라는 스기우라 가나코를 만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살이 쪄서 자신없다고 여기는 후미에한테 가나코는 자신과 함께 일 해 보자고 한다. 화장품을 살 회원을 모집하는 걸로 가나코는 후미에한테 화장품을 하나 주고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후미에는 가나코가 준 화장품을 쓰고 피부가 달라지자 살을 빼고 가나코 말을 따른다. 다른 쪽에서는 가마쿠라 시치리가하마 별장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얼마 뒤 후미에는 그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다. 후미에는 앞에서 말한 것과 달랐다. 정신문제 해리성 장애는 있었지만, 다른 건 많이 달랐다(말하면 안 되는 건가). 그럴 수가 있다니. 후미에가 만난 중학교 동창 스기우라 가나코 정체도 이상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후미에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긴 형사가 있었다. 하타 게이스케로 수사1과 형사다.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는 세상이다. 요새 새로운 피싱이 나왔다던데, 그런 거 생각하고 남한테 피해주는 사람 정말 대단하다. 그런 머리는 좀 좋은 일에 쓰면 안 될까. 난 좋은 말 잘 믿지 않는다. 남의 돈은 쉽게 벌지 못한다. 아주 힘들게 일하고 돈은 조금 받는 것도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런 게 바뀌어야 할 텐데. 다른 형사들은 다카무라 후미에가 가마쿠라 시치리가하마 별장에서 다자키 미노루를 죽였다고 여겼지만, 하타는 후미에가 말한 선글라스 쓴 여자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완전범죄는 없다고 여겨야겠다. 그런 걸 말해주는 소설도 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아무렇지 않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 세상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겉모습이 좋아야 한다고 한다. 남성보다 여성한테 더 강요하던가. 어떤 사람은 예뻐지려고 비싼 화장품을 사고 성형수술도 한다. 그런 건 지금을 사는 사람이 거부하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기도 하는구나. 예쁘고 멋진 게 좋아 보이니. 나도 다르지 않구나. 반성해야겠다. 겉모습은 조금만 생각하고 마음을 가꾸자. 마음을 갈고 닦으면 달콤한 말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다. 달콤한 건 독이다 생각해도 좋겠다. 설탕은 독이나 마찬가지구나.




희선





☆―


 쌍방에게 공통된 행복의 정의는 없다. 좋은 대학을 나온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학력이 낮다고 꼭 불행한 것도 아니다. 어떤 처지더라도 가슴 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다.  (161쪽)



 하타는 아름다움과 젊음을 얻으려는 끝없는 욕망을 알 길이 없었다.


 인간은 반드시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으면서 주름이 생기고 피부 탄력도 떨어진다.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자연스러운 현상 아닌가. 그런데 수많은 여성이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미용에 돈과 시간을 쓴다. 때로는 부모에게 받은 몸에 칼을 대면서 젊고 아름다워지려 한다. 상품 광고에서는 마치 늙고 나이드는 게 죄라는 듯 목소리를 높인다.  (270쪽~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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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2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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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6 0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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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9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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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0 0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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