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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쳐 박사의 비밀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61
주윤희 지음 / 북극곰 / 2020년 1월
평점 :
세상엔 대단한 의사 많겠지. 난 병원에 잘 안 가서 누가 대단한지 하나도 모른다. 뭐든 고치는 의사 있을까. 의사는 신이 아니구나.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의사를 신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의사는 사람 목숨을 이어줄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힘이 빠지고 죽을 때까지 아프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없다. 사람은 살면서 다치거나 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나마 그런 게 나으면 좋겠지만, 다 낫지 않으면 아픔과 평생 함께 해야 한다. 그런 아픔은 사람 마음을 병들게 할지도. 아프다 해도 절망하지 않아야 할 텐데.
앞에서 좀 어두운 말을 했다. 《다고쳐 박사의 비밀》은 그렇게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다. 다고치는 박사(의사)라니 대단하지 않나. 이런 말 보니 실제로도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난 아픈 데 없지만. 아니 마음에 좀 문제가 있구나. 다고쳐 병원을 찾아간 내코처럼. 내코는 이름에서 알지 모르겠는데, 코끼리다. 내코는 늦은 밤에 다고쳐 병원에 간다. 병원 앞에 서서 바로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
코끼리 내코가 걸린 병은 쭈뼛쭈뼛덜덜병이다. 이런 병도 있구나. 나도 언제나 걸린 병인 것 같은데. 내코는 말을 안 해서 입 안에 거미줄이 생겼다. 그런 말 들은 적 있는데 실제로 보다니, 나도 말 안 해서 거미줄이 있을지도.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건데, 말을 해야 할까. 내코는 나와는 다르게 쭈뼛쭈뼛덜덜병 때문에 친구가 없어서 쓸쓸했을지도. 내코는 자기 병을 고치고 싶어서 병원에 갔겠다. 난 딱히 고치고 싶지 않다. 말 많이 하면 힘만 들 뿐이다. 누가 잘 듣지도 않는데, 말 해서 뭐 하나 싶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니, 난 부정스런 사람이다.
다고쳐 박사는 내코한테 ‘힘이 나요 뿜뿜뿜’이라는 약을 준다. 이 약을 먹으면 두 귀가 팔랑팔랑하고 축 처진 꼬리가 쑥 올라가고 힘이 불끈 솟는단다. 그런 약 진짜 있을까. 내코가 힘이 나요 뿜뿜뿜을 먹으니 진짜 힘이 났다. 숲속에서 누군가 도와달라고 하는 소리가 나자 내코는 날아간다. 내코는 다람쥐와 돼지 셋을 늑대한테서 구해준다. 내코는 영웅이 됐구나. 다람쥐는 빨간 모자 같고, 돼지 셋은 돼지 삼형제 같다.
책 제목이 뭐였는지 잊지 않았겠지. ‘다고쳐 박사의 비밀’이다. 다고쳐 박사의 비밀을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비밀이기는 한데 아주 큰 건 아니다. 힘이 나요 뿜뿜뿜 약이 뭔지 나온다. 뭐든 잘 듣는 약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비타민이라는 걸 말하지 않고 좋은 약이다 하면 실제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나. 그런 거다. 큰 병에는 비타민 먹어도 효과 없겠지. 큰 병에 걸리면 거기에 맞는 약을 먹어야 한다. 약에만 의지하는 것도 그리 좋지 않다. 어떤 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아플 때는 이런저런 걱정하지 말고 푹 쉬자.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