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지음 / 오후의소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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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아홉번째 여행》(신현아)은 제대로 보기 전부터 알았어. 책을 보기 전에 대충 넘겨 봤거든. 글은 얼마 없더라구. 그래도 한번 보고 싶었어. 난 함께 살지 않는 고양이 이야기지만. 며칠전에 길에서 길고양이를 만났어. 여러 마리가 따듯한 볕을 쬐고 앉아 있더라구. 돌아오는 길에 보니 여러 마리에서 겨우 하나만 남았더군. 다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처음에 고양이 보고 사진으로 담고 싶었는데 내가 가까이 가면 달아날 것 같아서 그러지 못했어. 길에서 길고양이를 만나면 난 반갑지만, 길고양이는 별로 반갑지 않은가 봐. 좀 아쉽군. 그러니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밖에. 책 속 고양이는 날 봐도 달아나지 않아. 아니 고양이는 아예 나한테 마음 쓰지 않겠어.

 

 흔히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 있다 하지. 그러면 고양이는 여덟번 죽다 살아나고 아홉번째에는 정말 세상을 떠나는 걸까. ‘아홉번째 여행’은 마지막이라는 뜻이군. 그런 거 생각하니 좀 슬프네. 요새 괜히 슬퍼지기도 했는데. 딱히 고양이를 생각하고 그런 건 아니야. 그런 거 고양이한테 좀 미안하군. 예전에는 길에서 개를 보면 그 개를 불쌍하게 여기기도 했는데(큰 개는 아니고 줄에 묶인 작은 강아지였어), 고양이는 그런 마음 들지 않았어. 그거 참 이상하군. 길고양이를 보고 그 애가 사는 게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던데. 길을 다니다 길고양이를 생각하고 둔 고양이 집을 보고 겨울에는 저 안에 들어가면 낫겠다고 생각했어.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길고양이를 생각하고 쉴 곳이나 먹을 걸 놓아 두는 사람도 있어. 다행한 일이야.

 

 여러 고양이는 어딘가로 가. 그렇게 많은 고양이가 한꺼번에 떠나다니. 실제 그런 일 없다고 할 수 없겠지. 한마리만 있었다면 쓸쓸해 보였을 것 같아. 혼자 다니는 고양이가 없지는 않겠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친구와 함께 갈지도. 고양이가 이 세상에 있을 때는 쓸쓸해도 떠날 때는 덜 쓸쓸했으면 해. 이건 내가 사람이어서 하는 생각일지도. 고양이는 혼자여도 그리 쓸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혼자면서 함께가 아닐까. 사람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거야. 고양이를 보면서도 나 자신을 생각하는군. 재미있는 일이야. 고양이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고양이한테도 별로 마음 쓰지 않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고양이도 새끼나 형제 친구를 생각하겠지.

 

 많은 고양이가 떠나고 ‘나는 그곳에 없어’ 하는 말이 나와. 조금 뒤에 ‘나는 어디에나 있어’ 해. 처음에 거기 봤을 때는 고양이 한마리쯤 봤던가. 두번째에는 여기저기 있는 고양이를 봤어. 그걸 보고 아까는 대체 뭘 본 거지 했어. 혹시 처음에는 고양이가 여기저기 숨어 있었을지도. 두번째에는 고양이가 마음 놓고 나온 거지. 내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건지도. 여기저기에서 불쑥 나타나는 고양이를 보고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 처음에 내가 그림을 대충 봐서 다른 고양이를 못 본 거겠지. 실제 고양이는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을 거야. 가끔 따스한 볕을 쬐려고 모습을 나타내는 거겠지. 고양이가 따스한 볕이라도 마음껏 쬐기를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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