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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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든 살이 되면 어떤 느낌일지. 지금하고는 많이 다르겠지. 오려면 아직도 먼 앞날이구나. 내가 여든 살까지 살 수 있을지 그것도 모르겠다. 그전에 죽을지도.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생각도 잘 못하면 그때까지 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더 쓸쓸할 것 같구나. 사는 건 그리 다르지 않을 테지만. 그때도 책 볼 수 있을까. 이해가 될지. 나이 들어서 몸은 조금 아파도 정신, 뇌는 쓰면 그렇게 나빠지지 않겠지. 치매가 나타난다면. 이런 안 좋은 생각밖에 들지 않는구나. 사람이 오래 사는 게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나이를 먹어도 많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그런 일은 없겠지. 지금도 하루하루 죽음으로 다가간다. 실제 죽음이 다가오면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지, 사는 게 괴로우면 죽는 게 낫겠다 할지도.

 

 소설에는 나이 든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는 여러 나이대 사람이 있는데, 지금은 나이 먹는 걸 저주로 여기는 듯하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말이다. 어쩌다 나이 든 사람이 나오면 아프고 고집 부리는 사람이 많다. 나이를 먹고도 자기 나름대로 사는 사람이 있을 텐데. 고엔지 시즈카는 여든 살이다. 나이가 이렇게 많았다니. 예전에 본 소설에 나왔을 때는 정년을 한해 앞두었던가. 시즈카는 일본에서 스무번째 여성 재판관이라 한다. 그런 것 때문인지 재판관을 그만뒀는데도 여기저기에서 강연을 해달라고 했다. 시즈카는 여기저기에서 불러줘서 좋을 것 같다. 재판관을 그만뒀다 해도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강연을 해서 나이보다 젊게 살겠다. 여기 나오는 때는 2005년이다. 2005년이 어땠는지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도 나이 많은 사람이 많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지금은 더하겠다. 정말 시즈카가 말한 것처럼 지금은 청소년 범죄보다 노인 범죄가 더 늘었을까. 그 부분은 어떨지.

 

 제목에 나온 시즈카 할머니는 재판관이었던 고엔지 시즈카고 휠체어 탐정은 ‘안녕, 드뷔시’에서 죽은 고즈키 겐타로다. 시즈카는 여든이고 고즈키 겐타로는 일흔인가 보다. 이렇게 나이 많은 사람이 나오는 것도 괜찮겠지. 두 사람은 평범하지는 않다. 한사람은 재판관이었고 한사람은 무척 부자다. 고즈키 겐타로가 젊을 때부터 열심히 살아서 그렇게 된 거기는 하겠다. 두 사람이 평범하지 않기에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자유롭게 움직였겠지. 경찰이 두 사람한테 꼼짝 못했다. 아니 고즈키 겐타로한테. 자신과 상관있는 사람이 죽으면 그 일을 풀고 경찰한테 도움을 주었나 보다. 시즈카는 도쿄에 살고 겐타로는 나고야에 살았다. ‘안녕, 드뷔시’도 나고야가 배경이었구나. 그건 기억 못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쓰는 소설에 나오는 여러 사람은 가까운 데 사는가 했는데. 도쿄와 나고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시즈카와 겐타로처럼 나이 많은 사람이 나와선지, 나이 많은 사람이 당하는 사기나 간병문제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나온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다른 것과는 좀 달라 보일까.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는 하다. 한국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많고 일은 많이 하고 돈을 얼마 받지 못하는 사람 많다. 불법체류라는 걸로 약점을 잡고 일을 시키는 곳도 있겠지. 폭력배는 빚을 핑계로 돈을 거의 주지 않기도 할까. 사람 몸속에 각성제를 숨겨서 가지고 오기도 하다니. 그걸 숨기려고 사람을 죽이고 사고로 꾸미다니. 그게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 같기도 했다. 다른 나라에서 밀항한 사람을 숨겨뒀다 팔기도 했다. 자기 나라를 떠나 돈을 벌려고 와도 돈을 얼마 벌지도 못하고 죽도록 고생만 하다 병에 걸리고 죽는 건 아닐지. 슬픈 일이구나.

 

 고즈키 겐타로는 휠체어를 탔다 해도 당당했다. 가끔 시즈카한테 휠체어를 밀게 하기도 했다. 고즈키 겐타로 요양보호사 미치코가 다른 일로 없거나 아플 때. 두 사람은 서로 많이 다른데 잘 어울리기도 한다. 열살 차이기는 해도 그동안 산 세월 때문일지도. 고즈키 겐타로가 말을 거칠게 해도 그 말이 아주 틀리지 않아서 시즈카는 들었겠다. 두 사람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 재미있게 보인다. 다른 소설에 나온 사람을 만나게 하고 함께 다니게 하다니, 재미있구나.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소설속 사람은 나카야마 시치리가 만든 세상에 사는 사람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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