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나니 세상이 아주 바뀌었다. 세상만이 아니다. 나 또한 나이를 먹었다. 이런 일이.

 

 잠들기 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 보려 했다. 그걸 떠올리려 하니 머리가 아팠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하얀 안개였다. 내가 잠든 동안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건지.

 

 난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난 내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걸 했다. 그건 정말 나였을까. 마치 다른 무언가 내 몸을 빌려 쓴 것 같다. 아니 빼앗았다고 해야겠다.

 

 여기는 어디지. 조금 전과 아주 다른 곳이다. 난 깨어 있었다고 여겼는데 아주 잠깐 잠들었던가 보다. 정신차리고 있으려 했는데. 여긴 병원인가. 아무래도 이제 내 목숨이 다한 듯하다. 내 삶은 대체 뭐였나. 내가 기억하는 건 그저 잠시 잔 것뿐이다. 내가 잠 자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가다니.

 

 곧 난 영원히 잠들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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