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고양이
한혜연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난 고양이랑 같이 살지 않지만, 고양이랑 같이 사는 사람 조금 부러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함께 있어주는 게 고양이잖아. 이건 고양이한테 가진 환상인가. 어쩌면 그럴지도. 가까이 있지 않고 멀리 있으면 그런 환상도 가지잖아. 그래도 고양이가 위로가 되는 건 맞지. 어때. 그건 개도 식물도 그렇다고. 그렇겠지. 사람을 위로해 주는 건 고양이만이 아니겠어. 누군가는 맛있는 걸 먹어도 기분 좋아지겠어. 맛있는 거, 이 책 제목이 ‘빵 굽는 고양이’잖아. 고양이와 빵이 나와. 언젠가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은 모습을 식빵처럼 그린 거 봤는데, 그런 모습을 식빵 굽는다고 하더군. 이런 말은 고양이와 같이 사는 집사라면 다 알겠어. 먹지 못하겠지만 귀여운 고양이 식빵이겠어.

 

 고양이는 한마리만 있어도 그렇게 쓸쓸하게 여기지 않겠지. 동물은 자기 영역 같은 걸 만들어 두려고도 하잖아. 처음부터 여러 마리는 괜찮아도 나중에 다른 고양이와 함께 살게 하려면 먼저 살던 고양이가 그걸 싫어할 때도 있는 것 같아. 시간이 가면 서로 익숙해지기도 하겠지만. 처음부터 큰 고양이가 작은 고양이를 돌볼 때도 있겠지. 사람이 다 다르듯 고양이도 다 다를 거야. 개는 같이 사는 사람을 닮는다고도 하는데, 고양이는 어떨까. 사람과 살면서 그 사람을 조금 닮기도 할까. 조금은 닮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멋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알았어, 알았어.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자신이 사람인 듯 살겠지. 한마리는 그래도 여러 마리는 다를 것 같아. 여기에는 고양이가 세 마리 나와. 한치 두치 꽁치. 마지막은 삼치라고도 해. 막내여서 꽁치군. 한치가 오징어 닮았다는 거 이거 보고 알았어. 한치는 한치 냄새를 맡고 사람을 따라왔어. 그렇게 만나기도 하는군. 난 그런 고양이 연도 없는 듯해. 우연히 고양이를 만나고 함께 사는 사람도 부러워. 길러야지 하고 어딘가에서 사거나 얻어오는 것보다 나은 것 같잖아.

 

 

 

 길에서 만난

 

 

 

 사람은 고정미야. 계약직 일을 하다가 계약 기간이 끝나자 더는 그 회사에 다니지 못하게 돼. 그날 정미는 작은 사과를 사오고 집에서 애플타르트를 만들어. 정미는 가끔 빵을 만드는가 봐. 아니 요즘은 그런 사람 많더군. 난 아니지만. 난 음식 못해. 고양이는 비닐 소리가 들리면 달려오고 비닐봉투에 들어가기도 하잖아. 꽁치가 그래. 고양이는 상자에 들어가는 것도 아주 좋아해. 뭐가 좋은 걸까. 어린이도 그런 거 좋아하던가. 어딘가에 들어가는 거.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정미는 일자리 찾다가 국비 지원으로 제과제빵 학원에 다녀. 전문으로 그걸 배우게 된 거지. 본래 빵을 만들어서 제과제빵 학원에서 배우는 거 어렵지 않았겠어. 바로 마음에 드는 일자리 구하지 못해도 제과제빵 자격증 따면 그쪽 일해도 되겠어.

 

 다른 친구가 연락해서 만나기도 했는데. 거기에 정미와 헤어진 남자친구가 오고 태어난 날이라면서 케이크를 사오라고 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그냥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고 해도 만나면 어색할 것 같은데. 정미는 자기가 만든 케이크 가지고 가. 그런 걸 만들다니. 다른 거 못해도 케이크 만드는 거 알면 좋을 것 같아. 요즘은 케이크 빵만 만들어서 파는 것 같기도 해. 그저 생각만 해야지. 다 하고 치우려면 귀찮잖아. 정미와 헤어진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고, 그 여자친구한테는 자신이 복숭아 알레르기라는 걸 말하지 않았나 봐. 먹는 거 알레르기 있는 사람은 힘들겠어.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런 걸로 죽는 추리소설을 봐서 이런 생각을 했군. 뭐든 편하게 먹는 것도 참 다행한 일이야. 별거 아니지만 고맙게 여겨야 하는 일이군. 싫어해서 안 먹는 것도 있겠지만. 나도 몸에 안 맞는 거 있군. 알코올. 알레르기 같은 건 아니지만 잘 안 맞아. 싫어하기도 해. 나한테 안 맞는 거 그거 말고도 있는 것 같아. 거의 안 먹는 거니 상관없군. 차 종류에는 마시면 어지러운 거 있더라고.

 

 정미한테는 마음먹으면 바로 그걸 하는 언니가 있어. 언니는 정미와 같이 카페를 해 보자고 해. 정미는 엄마한테 돈을 갚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돈을 다시 빌리기로 해. 그때는 엄마가 좋아하는 상투과자를 만들어 가. 안에 팥이 든 그 과자 상투과자군. 난 이름 몰랐어. 나도 그거 좋아하는 편인데. 정미는 빵과 과자를 맡고 언니는 커피를 맡으면 괜찮겠지. 한국에 카페 많은 것 같은데 정미와 언니가 하는 곳 잘됐으면 해. 한치 두치 꽁치와도 오래 함께 살기를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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