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윤성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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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작가 작품이 담긴 것도 다르지 않지만 책 한권에 여러 사람 소설이 담겼을 때는 더 제목 짓기 어렵다. 김승옥문학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잘 알려지지는 않은 듯했다(나만 잘 몰랐나). 문학동네로 온 게 잘된 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 김승옥문학상은 김승옥이 작가가 되고 쉰해가 된 걸 기념해서 2013년에 KBS순천방송국에서 만든 상이다. 그때는 신인이나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응모했던 듯하다. 문학동네로 오고는 작가가 되고 열해이상 된 사람 작품을 심사대상으로 삼았단다. 이름을 가리고 소설을 읽게 했다는데, 한번 어딘가에 발표한 거니 읽어본 적 있는 것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소설가나 평론가가 문학잡지를 다 읽는 건 아니겠지만. 이름 모르게 하는 데 뜻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이름을 알고 소설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건 조금 다를 것 같기는 하다. 이번에 대상은 윤성희 소설 <어느 밤>이고 다른 소설가도 다 여성이다. 이름 보고 다 아는 작가다 했다. 예전에 조금 짧게 쓴 글에도 이번에 쓴 말과 비슷한 말을 썼구나.

 

 한국 단편소설은 여전히 어렵다. 이 말부터 하다니. 여기 담긴 소설에서 알듯 말듯한 소설은 <운내>(최은미)다. 잘 모르는 걸 가장 먼저 말했다. 먼 친척인 두 여자아이가 열세살쯤에 마음연마원 같은 데서 잠시 같이 지낸다. 산주님이나 어른 얘기를 하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를 감당하지 못해서 거기에 보냈던 걸까. 승미는 자신은 나쁜 피를 가졌다고 하고 ‘나’한테는 가끔 ㅌ읏이 찾아왔다. 초성만 쓰여 알기 어려운 말도 있다. 산주님은 산주인 이라는 말인 듯하다. 한국에도 실제 이런 수상한 수련원이 있겠지. 난 수상해 보였는데. 동생을 생각하던 어른이 한 말에도 그런 말이 있었다. ‘나’와 승미는 무슨 일을 저지른다. 승미는 어떻게 된 건지, 죽은 건지. 엄마와 승미 엄마가 연락을 끊었다는 걸 보면. 두 아이 이야기뿐 아니라 산주님 이야기도 생각해 볼만하다.

 

 대상을 받은 <어느 밤>(윤성희)은 나이 든 여자가 놀이터에 있던 킥보드를 훔치고 밤마다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자신을 돌아본 게 그때만은 아니었겠지만, 넘어지고 움직이지 못하게 되니 더 생각난 건지도. 자기 이름, 공사장에서 다치고는 술 마시고 엄마를 때린 아버지,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엄마와 동생이 자신만 두고 떠나버린 일. 엄마는 이상한 종교에 빠졌다. 여자 남편은 예전에는 다정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욕을 한다. 사람은 왜 나이를 먹으면 그렇게 될까. 세상이 자신한테 잘못했다 여겨설까. 자신이 잘못한 건 생각하지 않다니. 킥보드 타다가 넘어진 여자를 발견하는 청년도 참 안됐다. 고등학교 3학년 동생과 같은 방을 써서 밤에는 독서실에 있었다. 어릴 때 여동생이 차 사고로 죽고는 사는 게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게 지금도 그런 거겠지. 그래도 이야기 조금 따스하기도 하다. 얼음 땡 놀이를 말하는 것은. 움직이지 못할 때를 얼음이라 하고 땡을 해줄 사람이 나타난다고. 청년은 넘어진 여자한테 119 차가 오면 땡을 해주겠다고 하고, 여자는 청년한테 이제 땡이니 집으로 들어가라 한다.

 

 일흔두살은 뭔가 있을까. 권여선 소설 <하늘 높이 아름답게>에서는 마리아가 일흔두살에 죽고, 황정은 소설 <파묘>에서는 이순일이 일흔두살이다. 마리아는 좀 잘사는 집 막내로 태어났지만, 딸이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몰래 공부하고 독일로 가는 간호사가 되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암이라는 것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죽었다. 성당 사람은 마리아 이야기를 하고 베르타는 그런 걸 들으면서 자신도 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여긴다. 마리아가 살았다면 모를까 죽고 없는데 마리아 아들이나 손녀한테 마음 쓸까. 친아들도 친손녀도 아니면 더하겠지. 잠시 안됐다 말해도 그때가 지나면 잊을 거다. <파묘>는 어쩐지 슬프다. 왜 슬플까. 이순일이 그동안 친정이라 여긴 할아버지 무덤을 없애설지. 그것도 있지만 할아버지가 부모가 일찍 죽은 이순일을 여섯살 때부터 기르고 열여섯에 떠나 보낸 일이 슬펐다. 이순일이 결혼할 때는 할아버지가 먼 길을 찾아왔다. 사람이 죽으면 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순일이 할아버지를 잊지 않았으니 괜찮다.

 

 남은 소설은 세 편이구나. <어쩌면 스무 번>(편혜영)은 좀 무섭다. 괜찮으리라고 여긴 보안업체 사람이 거의 협박을 하다니. 부부는 그런 벌을 받아도 된다고 말하는 걸까. 아내 아버지가 치매여서 시골로 이사왔다. 아내는 처음에는 아버지를 잘 모셨지만 지금은 약을 먹이고 자게 한다.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남편은 옥수수밭에서 달을 보고 앞으로 저 달을 스무 번 볼 수 있을까 생각한다. <환한 나무 꼭대기>(조해진)는 조용하고 쓸쓸하다. 강희를 다 알기 어렵지만, 앞으로는 강희가 마음 편안하게 살았으면 싶다. <마지막 이기성>(김금희)을 보면서는 또 <너무 한낮의 연애>를 생각했다. 다르지만 조금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이야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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