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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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랑 소설에서 《지구에서 한아뿐》과 《덧니가 보고 싶어》에서 무엇이 먼저 나왔을까. 《지구에서 한아뿐》이 먼저 다시 나와서 그게 먼저 쓴 건가 했는데, 작가 말을 보니 이게(《덧니가 보고 싶어》) 먼저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여기에는 재화와 용기 이야기뿐 아니라 재화가 쓴 소설도 나와. 그걸 보면서는 책속 이야기를 먼저 쓰고 다른 걸 썼을지 반대였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정세랑 소설은 《이만큼, 가까이》로 처음 만났어. 그건 고등학생 시절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세상을 떠난 이야기였는데. 다음에 만난 《재인, 재욱, 재훈》은 SF 같은 느낌이 들었어. 《보건교사 안은영》은 판타지. 《피프티 피플》은 우리 둘레에 있을 것 같은 사람 이야기로 거의 이어져 있었어. 《옥상에서 만나요》에는 현실 환상이 골고루 섞였어. 정세랑 소설 많이 만났지. 《지구에서 한아뿐》도 만났군. 이 소설은 제목에서 느낌이 오지.

 

 재화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소설을 써. 소설을 쓰게 된 건 용기와 헤어지고 나서고 소설에서 용기를 죽게 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면 그런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도 할까. 그러고 보니 윤이형 소설에 나온 소설가도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 다음에 소설을 썼군. 그것도 소설에 나온 이야기지만. 재화가 여기저기에 발표한 소설을 책으로 묶기로 해서 재화는 소설을 고치려 해. 고친 부분이 있을지. 재화가 소설을 한편 읽을 때마다 용기 몸에는 글이 새겨져. 그건 누군가 죽는 모습이 담긴 글이었어. 누군가라 했지만 거의 용기인가 봐. 재화는 자신이 소설을 볼 때마다 용기 몸에 글이 새겨진다는 건 꿈에도 몰랐어. 용기도 처음에는 그게 대체 뭔가 해. 여러 병원에 가도 이렇다 할 대답은 듣지 못해. 그건 병이 아니니 그럴 수밖에. 재화와 용기가 헤어졌지만 아직 이어졌다는 거 아니겠어.

 

 용기와 재화는 좀 달라. 서로 비슷하고 마음이 딱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서로 달라서 끌리는 사람도 있겠지. 용기는 분명한 걸 좋아하지만 재화는 그렇지 않았어. 가까이 있어도 어딘가 먼 곳에 있는 듯했어. 재화가 쓴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면서 용기와 자신을 나타내는 듯도 해. 그런 걸 그렇게 여러 편이나 쓰다니. 왜 용기하고 헤어졌을까. 재화가 용기 마음을 아주 모르지 않은 것 같기는 한데. 재화는 말로 하기 어려웠겠지. 가볍게 말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어. 서로 다르다는 걸 알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텐데, 그게 잘 안 될 때 있지 않을까 싶어.

 

 여기에서 덧니는 재화한테 난 거야. 그거 때문에 재화는 죽을 뻔해. 용기한테는 몸 여기저기에 글이 나타나고, 재화한테도 이상한 일이 일어난 건가 했는데. 그건 사람이 일으킨 일이었어. 재화가 위험할 때 용기가 나타나 돕지만 용기는 크게 다쳐. 뒷부분은 스릴러가 되다니. 재화가 쓴 이야기는 판타지와 SF야. 그건 정세랑이 쓰는 것과 같지. 재화와 정세랑이 비슷하다 생각해도 될까. 다른 이야기는 상상이라 하고. 헤어졌던 용기와 재화가 다시 만났어.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건 재화가 쓴 소설 때문이기도 하군. 용기는 자신보다 많이 어린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용기 몸에 나타난 글 때문에 헤어졌어. 용기한테 재화가 쓴 소설을 알려준 건 여자친구였어.

 

 여러 가지 나온 다른 이야기도 나름대로 괜찮아. 재화는 이제 용기를 죽이는 소설 쓰지 않기로 해. 그런데 편집장이 그게 더 낫다고 말해. 그런 말 들어도 재화 마음은 바뀌지 않겠지. 용기를 다시 만나고 자기 목숨도 구해줬으니. 이야기에서 누군가를 죽게 하는 것보다 살게 하는 게 더 낫겠지(이 책을 보고는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누군가 죽는 이야기 쓰고 싶어. 하지만 왜 죽는지 말하지 못해서 쓸 수 없어. 소심해서 날마다 꿈속에서 죽는 걸로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만 했어. 그러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하나 쓰기는 했어. 그건 언젠가 나중에 볼 수 있을 거야. 평범하고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야. 내가 쓰는 건 늘 그렇지).

 

 

 

희선

 

 

 

 

☆―

 

 잘 알지 못하는 세계를 함부로 판단해선 안 되겠다고, 용기는 뒤늦게 생각했다. 영원히 알 수 없을 세계라면 더욱.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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