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 - 좋은 것들을 모으러 떠난 1년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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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진, 처음 듣는 이름이다. 난 그래도 조민진이라는 이름 아는 사람 많을 것 같다. 조민진은 문화일보에서 시작해 지금은 JTBC 기자라 한다. 신문기자와 방송국 기자는 비슷하면서도 다를 듯하다. 텔레비전뿐 아니라 뉴스도 안 본 지 꽤 됐지만,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보면 현장에 있는 기자와 연결하기도 한다. 그게 다른 지방일 때도 있고 다른 나라일 때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 연결하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도 하고 그쪽 소식도 알려달라고 한 것일지도. 일하는 데서 공부도 시켜주는 건 기회겠지. 그건 자기 방송국(회사) 앞날을 생각하고 돈을 쓰는 거(투자)구나. 기회가 왔을 때 잘 잡고 그걸 잘 살리는 사람도 있겠다. 난 아마 못하겠지. 빚지는 기분이 들 테니 말이다. 나중에 빚 갚아야 할 거 아닌가. 잘 못해서 더 안 좋아지면 어떡하나. 쓸데없는 상상이나 하다니, 공상인가.

 

 이 책을 쓴 조민진은 열네해 동안 일하고 한해를 자유롭게 지내기로 한다. 난 그저 조민진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가 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니 듯하다. 방송국은 조민진이 잠시 쉬면서 공부도 하기를 바란 듯하다. 연수라는 말을 하는 걸 보니. 그렇다 해도 한해 동안은 기자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조민진이 결혼하고 아이도 함께 사는지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아이는 친정 부모님이 맡았다. 조민진 일이 바쁠 때는 아이를 만나지 못했겠지만 쉴 때는 자주 만나러 갔겠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모와 떨어져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는 어쩐지 철이 빨리 드는 듯하다. 조민진 딸도 그렇게 보였다. 아직 어린데 엄마가 집에 있기보다 일하기를 바랐다. 내가 보기에 조민진은 사람 복이 있다. 부모를 시작해 남편에 자식 복까지. 영국 런던에서 조민진이 엄마와 딸과 지낼 때는 엄마하고 딸한테 조금 섭섭하게 생각했다. 그런 마음 어떨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엄마한테는 딸이고 싶고 딸한테는 엄마이고 싶었을 텐데. 엄마랑 딸이 더 친해 보였다. 그런 감정은 잠시였겠다.

 

 한국에서도 잠시 다른 지방에 가야 한다면 이런저런 걱정이 들 텐데, 조민진은 영국 런던에서 지내려 했다니 대단하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한해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도 됐을 텐데, 일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게 일이 아닐 때도. 조민진은 런던에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런던에서 영국 사람과 말하고 싶어서 프랑스말을 배우러 다니고 그림 그리기와 그림과 상관있는 강좌도 들었다. 조민진은 그림 보기를 좋아했다. 런던에 있을 때도 그림을 자주 보러 간 듯하다. 런던에서는 유럽 다른 나라에 가기 쉽다. 조민진은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에도 여러 번 갔다. 엄마와 딸 동생 그리고 남편이 한국에서 영국으로 조민진을 만나러 가다니 식구들이 사랑이 가득하다는 느낌이 든다. 한해 지나면 돌아올 텐데 그렇게 멀리까지 만나러 갔다. 식구가 모두 한국에서 런던에 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런던에서 만나는 건 다른 느낌일 것 같다.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어딘가에 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 처음 가는 곳도 있다. 모르는 곳에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도 걷다 보면 나오기도 한다. 이건 대충 어디쯤인지 알았을 때구나. 어떤 곳은 다른 데로 옮긴 지 모르고 예전에 있던 곳으로 갔다. 그날 참 많이 걸었다. 아주 반대쪽이어서. 조민진은 런던에서 지도를 보고 어딘가에 가는 연습을 했더니 지도만 있으면 어디든 가게 됐다고 한다. 그런 거 아무리 해도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텐데. 조민진은 런던에서도 규칙있게 살았다. 사람은 다 똑같지 않더라도 살다보면 자신만의 규칙이 생긴다. 조민진은 나처럼 널널하게 지내지 않고 긴장하고 살았겠구나. 계획을 세우고 그걸 제대로 이루는 듯하다. 그런 게 있었기에 기자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쓰기도 하고 조민진은 운동도 다녔다. 조민진은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듯하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인다. 조민진은 한주에 한번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쁘게 여겼다. 프랑스말 선생님, 그림 선생님, 운동 가르치는 트레이너. 그건 누군가를 만나는 것과 조금 다를까. 지금은 조민진한테 런던 삶이 꿈 같을 것 같다. 한해 길면서도 짧은 시간이다. 그래도 조민진 나름대로 많은 걸 마음에 새기고 틈틈이 꺼내 보겠지. 그런 게 힘이 되기도 할 테니.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 다시 런던에 갈지도.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일까. 시간이 흘러도 런던 사람은 여전히 친절할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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