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찾아왔다. 언젠가 오리라 여긴 날인데, 이렇게 갑자기 오다니. 지금까지 난 뭐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남긴다고 그걸 볼 사람도 없겠지만.

 

 지구 생물이 거의 사라지면 인류도 괜찮지 않겠지만, 인류는 우주선을 만들었다. 그 우주선에 탈 사람은 아주 적었다. 우주선을 타지 못하는 많은 사람을 위해 무언가 남기고 싶은 것을 우주선에 실어주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돈 많은 사람한테나 기회가 갔다. 없는 사람은 많은 생물과 함께 사라지겠다.

 

 여러 나라에서 뽑힌 사람과 남기고 싶은 인류 자료와 지구 생물을 실은 우주선은 한달 전에 떠났다. 우주선 만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하게도 한달 전에 만들었다.

 

 한시간쯤 전에 혜성이 지구로 가까이 다가오고 지구와 부딪쳤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지하로 통신은 모두 끊겼다. 이곳에 있다고 안전하지는 않다. 세상은 불바다일 테지. 나처럼 지하에 숨어든 사람은 많을 거다.

 

 혜성이 지구와 부딪친다는 걸 알게 되고 사람들은 자기 집에 지하 대피소를 만들었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죽으려고.

 

 땅속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리라는 건 알았는데, 이젠 많이 힘들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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