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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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타와 마리아는 여자 형제였다. 수아와 경아도 그렇다. 경아는 나이를 먹고 이름을 리아라 바꾼다. 그래도 수아와 엄마 아빠는 경아라 한 듯하다. 경아라는 이름 그렇게 안 좋게 들리지는 않는데, 경아는 수아라는 이름이 더 나아 보였나 보다. 수아라는 이름에서 수재를 떠올릴 수 있어설까. 책을 볼 때는 몰랐는데 지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수아와 경아는 연년생이다. 여자 형제고 한살 차이면 무척 친할 것 같기도 한데, 이런 생각도 그저 바깥에서 바라보는 걸지도. 언니와 동생이라 해서 언니가 크고 동생이 작을까. 수아와 경아는 경아 키가 크자 경아를 언니로 보기도 했다. 그런 말 듣는 사람은 기분이 별로일 듯하다. 수아는 그런 말에 마음 안 썼다 했는데 정말 그랬을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마음 깊은 곳은 달랐을지도.

 

 경찰이 수아한테 경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연락을 한다. 수아가 병원에 갔지만 경아는 죽었다. 경찰이라는 사람이 수아한테 경아 휴대전화기를 주었는데 거기로 경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온다. 경찰이 수아한테 연락했다고 했는데 그 사람은 진짜 경찰이 아니었다. 그런 연락을 받아본 적 없지만, 나도 그게 이상하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경찰은 아예 오지도 않은 거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이 경아 목숨이 위험했을 때 경아를 살리려고 119에 전화한 거였다. 수아는 그 사람을 익명이라 한다. 익명이 수아한테 경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 해서 수아는 경아 부검을 하려 했는데 못했다. 부검했다면 누군가 경아를 죽였다는 걸 알았을까. 약을 먹었다는 건 알았겠다. 그걸 누가 먹인 건지 경아 스스로 먹은 건지 알기 어려웠겠지만.

 

 책을 보면서 이건 무슨 이야긴가 하는 생각을 했다. 여자 형제 이야기. 복수, SNS, 연예인과 SNS 셀럽. 수아는 경아가 죽었다 해도 임용고시 시험 2차를 준비했다. 그러면서도 경아가 왜 그렇게 됐는지 알아 보려 한다. 수아는 산 사람이어서 임용고시에 마음을 썼다기보다 경아가 죽은 걸 덜 생각하려고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수아는 어린시절을 생각하기도 한다. 수아와 경아는 어릴 때는 친했던 듯한데, 고등학생이 되고는 좀 멀어졌다. 서로 다른 데 관심을 가져서였을까. 수아가 먼저 경아를 멀리해서 경아도 다른 데 마음을 쓴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경아는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그걸로 대학에 가고 일자리도 구하려 했는데, 경아는 성격이 밝고 예뻤다. 수아는 공부를 잘했다. 그것 때문에 둘레에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 그런 말 수아만 안 좋았을까. 경아는 경아 나름대로 안 좋았겠지. 형제라 해도 상대 처지보다 자신이 더 안 좋은 것만 생각할지도.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같은 일이어도 다르게 느낄 거다. 어떤 사람은 그런 걸 형제와 이야기하고 서로 덜 오해했다 한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수아와 경아가 친하게 지냈다면 경아는 죽지 않았을까. 그냥 그런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한다. 수아는 경아가 죽고서야 자신이 동생을 좋아한다는 걸 안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경아를 죽게 한 사람한테 복수하려고 했겠지. 그렇게 한다고 앞으로 좋을 것 같지 않지만. 소설이어서 경아한테 일어난 일을 안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알기 어렵고 복수도 못할지도. 누군가는 수아가 한 일을 긍정할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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