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행자
무라야마 사키.게미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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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지금 2020년 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별로 없을 것 같다. 다른 봄이라고 기억할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2020년에는 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꽃 피고 꽃잎이 바람에 날렸구나. 사람은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데, 어김없이 봄이 와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겨울은 겨울답지 않고 봄은 짧았지만. 봄이 오기는 했지만 꽃이 일찍 피고 추위가 찾아오기도 해서 꽃이 얼어죽기도 했다. 겨울이 추웠다면 꽃이 추위를 잘 견뎠을지도 모르는데. 사람도 죽 덜 춥다 갑자기 많이 추워지면 힘들지 않은가. 추운 겨울을 견뎌야 다른 때도 견디지 않을까 싶다.

 

 걷다가 꽃을 만나면 반갑지 않은가. 아파트 옆에 심어둔 것도 있지만, 어딘가에서 날아온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도 한다. 그런 거 대단한 듯하다. 민들레 씨앗은 바람이 불면 잘 날아가는구나. 들꽃이 아닌 누군가 심은 꽃은 별로 못 봤다. 시에서 철마다 다른 꽃을 심는 게 있기는 하다. 나무도 있구나. <꽃게릴라의 밤>에 나온 것처럼 다른 사람 모르게 살짝 꽃씨를 심고 알뿌리를 심는 사람 진짜 있을까. 난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곳에 없는 것뿐이고. 리나 집에는 대학에서 장미꽃 연구를 하는 사유리가 방을 빌려 살았다. 사유리는 꽃씨나 알뿌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심었다. 꽃게릴라는 공원이나 남의 집 마당에 꽃씨나 알뿌리를 심는 사람을 말한단다. 어떤 게릴라보다 멋지지 않나. 리나도 사유리를 따라 다니기도 했다.

 

 리나는 마음이 안 좋았다. 친한 친구가 다른 아이한테 미움을 사고 괴롭힘 당해서 리나는 친구를 피했다. 리나는 사유리는 그런 일 하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사유리는 어렸을 때 자신도 친구를 도와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리나 마음은 조금 나아졌을지도. 리나가 친구 집 앞에 심은 꽃씨가 꽃을 피우면 리나는 용기를 내서 친구한테 말할 거다. 그러기를 바란다. <봄의 여행자>에서 봄의 여행자는 누굴까. 그건 거북이다. 우주 거북이. 그렇다 해도 고향은 지구다. 지구에서 나고 우주를 다니다가 쉰한해째에 지구로 돌아오고 알을 낳고 죽는다. 이런 상상을 하다니 재미있구나. 우주 거북이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는구나. 우주를 돌아다녀서 그럴까. 우주 어디를 갔다가 오고 그런 이야기 누군가한테 할지. 우연히 사람을 만나면 잠깐 이야기 할지도. 아니 그럴 틈 없을지도. 알을 낳으면 죽으니.

 

 유원지에서 일하던 할아버지는 어릴 때 전쟁이 한창일 때 우주 거북이를 만났다. 전쟁 때문에 우주에서 지구로 오던 거북이는 거의 죽고 겨우 한마리만이 알을 낳았다. 할아버지는 거북이가 알 낳는 걸 돕고 거북이가 죽자 알이 깨어날 때까지 지켰다. 며칠 뒤에 알이 깨고 새끼 거북이는 바로 우주로 떠났다. 그때 공습이 있어서 새끼 거북이가 모두 우주로 가지는 못했다. 할아버지는 그때에서 쉰한해가 지나고 벚꽃이 피는 봄을 맞고 거북이를 기다렸다. 할아버지가 어릴 때 태어난 거북이가 돌아오기를. 그때 알에서 깬 거북이 모두는 아니었지만 스무 마리가 지구로 돌아왔다. 스무 마리가 모두 알을 낳으면 그다음에는 더 많은 거북이가 나고 우주로 떠나겠다.

 

 여기에는 이야기 세 편이 담겼다. 마지막은 이야기보다 동시 같다. 사탕색에 따라 무엇인지를 말한다. 색깔 사탕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괜찮겠다. 난 그런 적 거의 없지만. 여기 담긴 글뿐 아니라 그림도 예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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