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뇌다
디크 스왑 지음, 신순림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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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봤는데 떠오르는 게 별로 없다. 책을 조금 천천히 보고 싶은 생각에 이 책을 보았는데, 재미있어서가 아니고 잘 몰라서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재미있다고 해서 그것을 아껴서 본 적은 거의 없구나. 언젠가도 뇌과학이 나온 책을 봤는데,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면서 다르기도 하다. 말하는 것은 좀 다르구나. 무엇이 다른지 뚜렷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 같은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우주와 뇌가 비슷하다는 거다. 우주는 아주 넓지만 뇌는 작고 가벼운데 비슷하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사람한테 뇌는 아주 중요하다. 뇌가 없이 살 수 있을지.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다 뇌가 있어서 하는 거겠지. 가끔 뇌가 없는 아이가 태어난다. 그런 아이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 살아도 자신이 살았다는 걸 알까. 뇌 없는 아이 본 적도 없는데 이런 말을. 그건 유전이기보다 배 속에 아이가 생겼을 때 엄마가 약을 먹는다거나 안 좋은 것에 드러났을 때 생길 수 있겠지. 이 책을 보니 아이를 가지면 여러가지 마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별로 상관없지만. 이런 말을 하다니.

 

 정신질환은 아이가 힘들게 세상에 나오면 일어나기도 하고, 엄마 배 속에 생겼을 때부터 정해지기도 한단다. 주의력 결핍증 같은 것도. 아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장애를 가진 것을 알면, 아이를 낳을 건지 낳지 않을 건지 묻기도 하는 거 본 적 있다. 어떤 때는 그것을 잘못 알기도 하는 것 같던데. 담배나 술은 정말 배 속 아이한테 나쁜 거겠지. 아이한테 나쁘다는 것을 알아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 있을지도. 자신만 생각하지 않아야 할 텐데 말이다. 태어난 아이한테 문제가 있는 건 다 엄마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엄마가 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행동발달장애도 엄마 배 속에 생겼을 때 그렇게 된다고 한다. 증상이 보이는 건 시간이 좀 흐른 뒤다. 어쩐지 엄마한테 죄책감을 갖게 하는 말 같구나. 현실에서 봤다기보다 텔레비전 방송을 보면, 아주 마음을 써도 아이한테 문제가 있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지내도 아이가 건강하기도 하다. 그렇듯 운도 따르지 않을까 싶은데 어떨지. 나는 과학보다 과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가보다(과학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해서 알아낸다고 한다. 그러니 처음에 말하지 못한다고 언제까지나 모르는 건 아니다). 본래 과학하고 좀 멀어서. 이런 책 많이 본건 아닌데 보다보면 기분 별로 안 좋다.

 

 이 책에서 마음 쓰인 건 뭐든 엄마 배 속에서 정해진다는 거다. 태어나서 환경에 영향받고 아이 뇌가 발달하지만 많은 게 정해진다고 했다. 이런 말만 하는 사람만 있을까. 뇌 이야기하는 책 거의 안 봐서 모르겠다. 이런 건 한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하는 말을 봐야 할 것 같다. 봤는데 똑같은 말만 하면, 그런가보다 해야지. 내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동성애자를 정신질환으로 여긴 적도 있는데 지금은 본래 그렇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된 게 1992년이라고 한다. 더 오래전에는 동성애에 더 마음을 열었던 것 같기도 한데. 동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정해진다고 한다.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될 때도 있겠지. 정말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그렇게 된다면 엄마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겠다. 하지만 힘들겠지. 그러고 보니 나도 이 책을 보고 그것을 알게 되었구나. 한권만 보고 그게 다 옳다고 할 수 없겠지만. 동성애뿐 아니라 소아 성애증도 그렇단다. 그런 사람은 자기 마음을 조절하려고 애쓰기도 한단다. 이것도 어렸을 때 성폭력을 당한 사람이 그렇게 되기도 한다(이건 소설에서 본 거다).

 

 뇌에 병이 생겨 소아 성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뇌를 다쳐서 성격이 아주 바뀐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본래대로 돌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뇌는 한번 다치면 본래대로 낫지 않겠지. 청소년은 뇌가 다 자라지 않아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너그럽게 봐야 하는 걸까. 청소년이기 때문에 죄를 지어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있는데. 모든 아이가 자기가 잘못해놓고 뉘우치지 않는 건 아닐 거다. 이 사람은 청소년 나이를 더 넓게 봐야 한다고 했다. 전전두 피질이 다 발달해야 어른이라고. 어떤 사람은 죄를 짓고 정신질환 때문에 했다고 하면서 처벌을 피하기도 한다. 정신이 멀쩡한지 정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 어려울 듯한데. 갑자기 이 세상에 정신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하고 심하지 않을 뿐이다. 심한 사람은 일상 생활 자체를 할 수 없겠지. 정신이상과 뛰어난 재능은 종이 한장 차이라 한다.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도 한단다. 언젠가 지금 과학은 뇌를 이식할 수 있을까 했는데 태아 뇌조직을 파킨슨병 환자한테 이식하는 걸 연구한다고 했다. 뇌이식 아주 없는 게 아니었다.

 

 지금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은 뭘까. 암도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둘레 사람과 자기 자신조차 잊는 알츠하이머병을 두려워하겠지. 나도 암보다 알츠하이머병이 더 걱정스럽다. 사람이 오래 살게 되면서 그 병을 앓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옛날에는 그 병이 나타나기 전에 죽었으니 그럴 테지. 알츠하이머병이 나이 많은 사람한테 나타나기도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이가 많지 않은 사람한테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건 생활 때문일까. 그 병에 걸렸다고 해서 자신이 죽을 때를 먼저 정해두어야 할까. 이 책을 쓴 사람은 안락사에 찬성하는 것 같고 네덜란드는 그렇게 할 수 있는가보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내가 안다면 더 살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 알츠하이머병도 고칠 수 있기를 바라야 할까. 뇌가 빨리 늙지 않게 애쓰는 것도 있겠다. 그런 거 생각 안 했는데.

 

 어떤 일을 겪을 때마다 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는 것도 괜찮겠지만, 뇌와 상관없이 어떤 일이든 잘 느끼는 것도 좋다고 본다. 뇌를 잘 알아서 병을 고치는 것도 좋은 거겠구나. 뇌과학이 뇌를 다쳐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나 정신분열증 때문에 힘든 사람한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다른 것도 있을 텐데 두가지밖에 말하지 않았구나. 뇌를 연구하는 게 인류한테 좋은 일이기만 하면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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