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정석 김동식 소설집 7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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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식이 쓴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2018년에 책이 한꺼번에 여러 권 나왔다. 2016년부터 인터넷 공포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세해 동안 300편을 썼다 한다. 엄청나구나. 어떻게 그렇게 늘 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을까. 부럽구나. 지난번에도 부럽다고 한 것 같다. 나도 좀 쓰고 싶은데 생각나는 게 거의 없다. 예전에는 가끔이라도 한번 써 보고 싶은 게 떠오르기도 했는데. 쓰고 싶지만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딱히 이야기를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쓴 걸 좋아하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쓰려고 하다니 좀 우습구나. 나 자신이 기다리는 건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생각나지 않아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괜찮을 듯하다.

 

 요새는 이야기 써야지 하는 마음이 덜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책을 보고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런 걸 보면 반대로 왜 난 못 쓸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사실 책 읽는 것도 재미있다. 재미있는 이야기 내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만나면 말이다. 김동식이 쓴 이야기에는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이해하지 못한 것도 조금 있다.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에서 그랬다고 해야겠다. 그런 게 많지는 않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술술 잘 읽힌다. 김남우는 이름만 같고 한사람은 아니겠지. 이번에는 김남우뿐 아니라 다른 이름도 나오는구나. 두석규와 홍혜화. 이 이름은 다른 이야기에도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난해 만난 책은 한권뿐이니. 외계인과 악마도 나왔다. 귀신도. 난 아무리 좋다 해도 그걸 믿지 않는다. 좋은 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 말이다. 이건 거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으려나. 난 어쩌다가 그렇게 됐을까. 나도 나를 잘 모르겠구나. 지금 세상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잘 안 된다 해도 난 그걸 믿고 싶은가 보다. 그건 자신한테 부끄럽지 않은 일은 아닐까. 왜 이런 말을. 여기에 힘들이지 않고 무언가를 얻으려는 사람이 있어설지도. 그런 사람 끝은 별로 좋지 않다. 현실은 나쁜 사람이 더 잘되던가. 나쁘다기보다 눈치 빠르고 처세술 좋은 사람.

 

 이 책에는 이야기가 여러 편 담겼다. 김동식이 쓴 이야기는 반전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거 잊고 있었다. 마지막에 마음이 조금 나아지는 것보다 어쩐지 서늘해지는 이야기가 더 많다. 아주 행복하지 않으려고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거나 어머니 진짜 마음을 아는 것, 가난한 할아버지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죄를 짓고 죽은 사람이 수염으로 다시 태어나고 가끔 깎이는 괴로움은 겪지 않았지만. 그건 수염이 쓰레기섬에 있는 마네킹에 나서다. 수염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은 전생 기억이 있었다. 언제까지나 거기에 있어야 한다. 마네킹이 죽을 일은 없을 테니. 엄청난 벌이구나. 짧게 말한 건 무슨 이야긴가 싶겠다. 나도 나중에 이 글을 보면 뭐지 할 것 같다.

 

 짧은 시간에 책을 여러 권이나 내다니. 앞으로도 이야기 쓰기 바란다. 쓰겠지. 언제나 쓸거리를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볼 테니. 같은 걸 봐도 다르게 생각하겠구나. 그런 건 어떻게 하면 될까. 난 잘 못한다. 아주 남다르게 보지는 못해도 잘 보려고는 해야겠다.

 

 

 

희선

 

 

 

 

☆―

 

 “홍혜화 살인사건 현행범으로 체포된 최무정 씨를 [교화 불가능] 판정으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최무정 씨는 교화를 목적으로 한 교도소에는 갈 수 없습니다. 세상과 영원히 격리된 곳으로 가게 될 겁니다. 우리 사회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살인자의 정석>에서, 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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