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 고령화와 비혼화가 만난 사회
야마무라 모토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코난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자체부터 우울하다. ‘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라니. 본래 제목은 ‘르포 개호독신’이다. 개호(介護)는 대체 무슨 말인가 싶다. 이 말 보고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 있을까. 일본말로 개호를 들었을 때는 그저 간병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개호는 곁에서 돌본다는 뜻이다. 아이는 돌본다고 하는 듯한데 부모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구나. 모신다고 할까. 아니 돌보기와 모시기는 조금 다르겠다. 이 책 보니 무척 우울하다. 좋은 답은 없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사람은 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치매에 걸리려나. 그게 일찍 오는 사람이 있고 늦게 오는 사람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젊을 때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건 환경 때문일까.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그리 오래 살지 못한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거의 열해를 넘기지 못할까.

 

 옛날에는 많은 사람이 치매에 걸리기 전에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사람이 오래 살아서 치매에 걸린다는 걸 안 거겠지. 오래 살아도 아프지 않으면 좋겠지만 바랄 수 없는 일이구나. 몸도 기계처럼 오래 쓰면 낡을 테니 말이다. 술 담배는 그런 걸 빨리 나타나게 할지도. 암도 있다. 암도 무섭고 치매도 무섭구나. 내가 그렇게 될까봐 그게 더 걱정이다. 언젠가는 혼자 살 테니. 혼자 살아도 정신은 멀쩡하기를 바란다. 내가 우울해진 건 아픈 부모를 보살펴야 하는 것보다 나 자신이 안 좋아질까봐서다. 좀 웃긴가. 부모가 아파서 돌봐야 한다면 그것도 걱정되겠구나. 해달라고 하는 건 대충 해도 다른 것까지 알아서 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아픈 사람이 나오는 책을 보면 세상에 아픈 사람만 있는 것 같고, 나쁜 사람이 나오는 걸 보면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이구나 싶다. 이 책을 보니 부모가 아파서 돌보는 사람이 아주 많고 누구한테나 올지도 모를 일 같았다.

 

 한국에도 나이 많은 사람이 많이 늘었다. 이 책이 한국에 나온 건 2015년인데 그때보다 지금 더 늘고 안 좋아졌을지도 모르겠다. 갈수록 나이 많은 사람은 늘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은 줄어들겠지. 결혼을 아주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난 별 생각없다. 이건 어릴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아이를 낳고 돌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건 나름대로 기쁨이 있을 거다. 아이는 자란다. 하지만 부모는 치매에 걸리면 갈수록 나빠지기만 한다. 치매면서 암에 걸리면 돌보기 더 힘들겠다. 부모를 정성을 다해 돌보는 사람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모든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아픈 사람을 돌보는 건 지치는 일이다. 형제가 있어도 혼자 사는 사람한테 그걸 떠넘기기도 한다. 일본소설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 병수발을 혼자 했는데 그런 집이 많은 건 아닌 듯하다. 아내가 있어도 아들이 혼자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돌보기도 했다. 혼자 하기보다 식구와 함께 하면 좀 나을 듯한데, 같이 하자 말하기 어렵겠지.

 

 결혼하지 못하는 것에는 상대가 부모를 모시고 싶지 않다고 해서기도 했다. 이런 일은 한국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가 좋아서 일찍 결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를 먹으면 서로의 부모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 많은 걸 아픈 부모를 돌보는 일과 이어서 생각하기도 했다. 어떤 소설에서는 나이 든 사람이 자신이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을 결혼 상대로 찾기도 한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시설에 들어가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그런 곳에 들어가려면 오래 기다려야겠지. 이 책을 보니 집에서 부모를 돌볼 때가 많았다. 일을 그만두기도 하고 일하면서 하기도 했다. 일을 안 해도 힘들고 일을 해도 아픈 사람 돌보기는 힘들었다. 부모를 돌본다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시간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덜 지치겠지. 혼자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조금 편하다고도 한다. 그런 거 말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누군가한테 말해서 마음이 나아지는 사람도 있고 혼자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 힘든 사람은 일기 쓰면 좀 낫겠다.

 

 이렇게 쓰다 보니 책을 봤을 때보다 덜 우울하다. 나도 말하기보다 쓰기가 낫겠다. 쓴다 해도 다 털어놓지 않지만. 한국에도 재택 의료가 있을까. 난 이것이 늘었으면 한다. 자식 딸이나 아들이 혼자 감당하기보다 부모를 시설에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부모가 자식 한사람만 만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게 자극이 되기도 할 거다. 치매에 걸린 사람한테는 그게 더 낫다. 그런데 치매로 다른 사람과 잘 지내지 못하면 받아주지 않는다. 그럴 수가. 그러면 집에서 부모를 돌볼 수밖에 없겠구나. 의사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오는 것도 괜찮은 일일 듯하다. 한국도 나이 많은 사람 의료를 더 생각하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일뿐 아니라 사람이 편안하게 눈 감게 하는 일도 한다고 생각해야겠구나.

 

 

 

희선

 

 

 

 

☆―

 

 구라이시는 어머니가 죽음을 맞을 때까지 그대로 그룹홈에 맡길 생각이다. 대신 최대한 자주 어머니를 찾아가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어쨌든 지금은 어머니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제 어머니가 뭘 기뻐하고 뭘 즐거워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같이 있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드리면 어머니는 즐겁게 웃는다. 구라이시는 어머니 웃음을 보려고 찾아간다.

 

 

 “어디까지나 제 경우지만 거리를 두고 사는 쪽이 좋습니다. 그래야 더 친절하게 대할 수 있어요. 꼭 같이 사는 것만이 행복은 아닙니다.”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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