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사는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많은 사람이 생각하게 된 건 소설 만화 영화 같은 것 때문일 거다. 사람은 지금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기도 한다. 그런 걸 처음 생각한 사람은 누굴까. 모르겠다. 누가 가장 처음 생각했는지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구나.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을 거다.

 

 다른 세계는 현실과 아주 다를까.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판타지에서는 중세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게 많은 걸 보면. 옛날 같으면 판타지고 앞날이나 우주가 나오면 SF라 하는구나. 판타지는 마법 SF는 과학인가. 다르게 말한다 해도 두 가지가 동떨어진 건 아니다. 둘 다 같은 건 상상이다.

 

 상상. 상상은 자유다. 자유로운 상상.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

 

 이런 건 왜 썼지. 나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다른 세계로 가는 이야기 보면 재미있기도 한데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전에 본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이 그랬다.

 

 

 

 

 

 어느 날 나츠키 스바루는 다른 세계로 간다. 다른 세계에 갔을 때 스바루는 별로 놀라지 않는다. 그저 거기에서 만난 여자아이를 도우려 한다. 그러다 죽으면 다시 시작한다. 스바루는 그걸 바로 깨닫지 못했지만. 몇 번 되풀이하고 알게 된다. 다시 시작한다 해도 이야기가 똑같지는 않다. 스바루뿐 아니라 스바루가 생각하는 사람이 다 살아야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간다. 게임도 아니고 죽음을 되풀이해야 한다니. 다른 사람이 죽고 스바루가 죽은 다음 다시 시작한다는 건 스바루만 기억한다. 스바루는 다른 사람이 죽는 걸 몇 번이나 경험한다. 자신이 죽는 것도 괴롭겠지만 다른 사람이 죽는 걸 보는 걸 얼마나 힘들까. 스바루 힘들어 보였다. 죽는 것보다 다른 사람 기억이 사라져서 힘들었을지도.

 

 스바루가 다른 사람한테 여러 번 그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무언가가 스바루 심장을 꽉 쥐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말하려 했더니 그때는 상대가 죽었다. 스바루는 무언가한테 저주받은 걸까, 아니면 그 세계에 사는 여자아이들이 죽지 않고 살게 해야 하는 걸까. 모르겠구나. 내가 그 만화영화를 다 본다 해도 모를 것 같다. 소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테니.

 

 얼마전에 보다 만 만화영화는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다. 그걸 본 건 스바루를 맡은 성우가 <닥터 스톤>에서 센쿠 목소리를 한 사람이어서였는데, 목소리는 비슷해도 사람은 아주 달랐다. 당연한 건가. 스바루와 센쿠 다른 사람이니. 남은 것도 곧 보겠지만 두 번은 못 보겠다.

 

 난 더는 못 봐도 누군가는 그 소설을 좋아하고 끝까지 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스바루는 몇 번이나 죽을지. 스바루만 죽는 건 아니구나. 많은 사람이 죽고 스바루는 그 사람들이 죽지 않는 길을 찾으려 하겠다. 아니 아주 다른 이야기로 바뀌기도 할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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