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은 과학이 발달해서 사람이 오래 살고 암도 잘 낫는다. 그래도 여전히 암으로 죽는 사람은 많다. 암을 바로 못 찾을 수도 있고 암에 한번 걸린 사람이 다시 암에 걸리면 더 나빠지기도 한다. 그런 걸 한번 들었을 뿐이지 정말 그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암이 잘 낫는다 해도 무서운 병이다. 20~30대에 암에 걸리면 더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난 검사를 안 받아봤는데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는 여기 사는 사람한테 건강검진을 받게 했다. 그런 것 때문에 병을 빨리 찾기도 한단다. 이건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그럴까. 건강검진 안 받고 큰 병에 걸리면 의료보험공단에서 돈도 안 나온단다. 난 병원에 거의 안 가서 의료보험료 그냥 굳는데. 그게 다른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다행일 텐데.

 

 암 이야기를 한 건 여기 나오는 사람이 암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한사람은 경찰인 아오이 료고 한사람은 범인인 사카키 신이치다. 아오이는 세해전에 초기 위암으로 수술했는데 다시 암에 걸렸다. 암에 걸리고 수술 받으면 그전과 다르게 살아야 괜찮을 텐데 아오이는 여전히 형사였다. 형사는 생활에 규칙이 없다. 그리고 아내가 죽은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사카키 신이치는 젊은데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사카키가 돈 버는 데 마음 쓴 건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려는 거였을지도. 자원봉사도 했지만. 사카키가 여자를 죽인다는 건 바로 나온다. 사카키와 아오이는 앞에서 한번 만난다. 같은 병원에 갈 우연이 정말 일어날 수 있을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하긴 큰 병원은 시에 한두 곳 정도만 있겠지. 작은 병원에서는 암치료 못한다.

 

 사카키 신이치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지금까지 억눌렀던 욕망을 풀기로 한다. 그건 여자를 죽이는 거다. 왜 사카키는 여자를 죽이고 싶어할까 했다. 첫사랑인 스미노는 죽일 뻔했다. 스미노는 사카키가 잊어버린 초등학교 6학년 때 있었던 일을 알았다. 스미노는 사카키를 좋아했지만 어렸을 때 일어난 일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두 사람은 얼마전에 다시 만났다. 스미노는 사카키가 암이라는 걸 알게 된다. 아오이 료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걸 알고도 형사 일을 하려 했다. 여자가 죽임 당했다(사카키가 죽였다). 아오이와 함께 관할 경찰서 형사 야베가 함께 다닌다. 야베는 형사가 되고 얼마 안 됐다. 처음에는 아오이를 별로 안 좋게 여겼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달라졌다. 이런 모습 보는 것도 괜찮다. 아오이는 아내하고는 사이가 괜찮았던 것 같지만 아이들하고는 사이가 별로 안 좋았다. 아이들은 아오이가 집이나 식구는 생각하지 않고 일만 한다고 여겼다.

 

 이 소설이 평범했다면 사카키는 스미노와 남은 삶을 편안하게 보내고 아오이는 아이들과 좀 더 이야기하고 지냈겠지. 그렇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사카키는 어린 시절에 부모한테 학대받았다. 자라면서 그런 게 조금 나아졌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사카키 자신 또한 왜 자신이 여자를 죽이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난 사카키가 어머니를 죽이고 싶어하는 거 아닐까 했는데. 사이코패스가 가장 먼저 죽이는 사람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일 때가 많다. 부모한테 학대받고 사이코패스가 됐다고 해야겠구나. 이것도 그런 소설을 봐서 아는구나. 사카키는 아버지가 자신을 때린 건 어렴풋이 기억해도 어머니가 한 일은 잊어버렸다. 그걸 스미노가 알았다. 어렸을 때는 어려웠겠지만 대학생 때는 도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사람을 여럿이나 죽이고도 사카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사이코패스가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오이는 사카키가 괴로워하고 죽기를 바라고 거짓말한다. 사카키는 죗값을 치르지 못한다. 그런 걸 사카키한테 죽임 당한 식구가 알면 마음이 안 좋겠지. 얼마 뒤 아오이도 죽는다. 형사와 범인이 다 암으로 죽다니. 아오이는 자신이 죽는다는 걸 알았을 때는 무서워했는데, 나중에 왜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는지 깨닫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가서였다는 걸. 죽는 건 그렇게 무섭지 않을 거다. 그저 영원히 잠드는 거 아닐까. 그런 걸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살았을 때 더 말하면 좋을 텐데. 사람은 어리석어서. 그런 거 알아도 나도 잘 못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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