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세상에선

눈이 귀가 되고

몸짓이 말이 돼요

 

소리 없는 세상에선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천천히 조심해서 다녀요

 

소리 없는 세상에선

소리 없이 웃고

소리 없이 울어요

 

소리 없는 세상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 마음을 잘 알아요

 

아주 가끔

소리 없는 세상 사람은

음악이 뭘까 생각해요

 

언젠가

소리 없는 세상에

소리 있는 세상 사람이 온 적 있어요

네,

그 사람이

소리 없는 세상 사람한테

음악을 알려줬어요

 

소리 없는 세상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해도

입으로 흥얼흥얼 소리를 냈어요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어요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소리 없는 세상은 사라졌어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