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미로는 잠을 못 잤어요
몸이 나른하고 졸려서 자려고 누우면
바로 잠이 깨버렸어요
그럴 때마다 미로는
“오늘도 못 자는구나” 하고 눈을 뜨고
그냥 누워 있었어요
미로가 잠을 못 자는 날이 오래 갔지만
몸이 안 좋지는 않았어요
그저 조금 우울했어요
어느 날 미로는 잠이 깼는데도
눈을 뜨지 않았어요
누군가 눈을 감으면 잠이 들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런데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감은 미로 눈 속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세상이 펼쳐졌어요
미로는 깜짝 놀라 눈을 떴어요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눈 속 세상은 바로 사라졌어요
다시 미로가 눈을 감아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눈 속 세상은 아주 가끔만 나타났어요
미로는 그 세상에 갈 수 없었지만,
그곳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했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