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를 빌려드립니다 요괴 대여점 시리즈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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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오래된 물건에 마음이 생긴다는 말을 했는데, 여기에는 그런 물건이 나온다. 그건 부상신(쓰쿠모가미)으로 가재 집기가 백년 묵으면 그렇게 되기도 한단다. 그런 물건이 모여서 이야기하면 어떨까. 사람은 그걸 무섭게 여길지 재미있게 여길지. 난 재미있을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이 그걸 반기지는 않겠다. 물건에 귀신이 들렸다고 부수거나 팔지도 모르겠다. 못 쓰게 부수거나 버리기보다 다른 데 팔면 좀 낫겠다. 그런 걸 받아주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요괴가 나오는 이야기는 지금 시대도 있지만 에도 시대가 많다. 요괴를 나오게 하려면 에도 시대가 편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요괴가 없다 여기는 사람이 더 많을 테니 말이다. 에도 시대에는 요괴가 있다 여기는 사람이 많았겠지. 지금 시대를 배경으로 해도 재미있게 쓸 수 있겠지만 물건 빌려주는 가게는 별로 없다. 요괴가 나와서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기보다 그저 작가가 에도 시대를 좋아해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이즈모야는 중고물건을 팔기도 하고 물건을 빌려주는 가게로 오코와 세이지가 함께 한다. 누나와 동생이라는데 둘은 피붙이는 아니다. 아이가 없던 오코 작은아버지가 세이지를 양자로 들였다. 몇해전 오코 아버지가 죽고 혼자가 된 오코는 이즈모야에 오게 된다. 작은아버지도 세상을 떠나 이즈모야에는 오코와 세이지 둘만 남았다. 이즈모야에는 오래된 물건이 좀 있다. 오코와 세이지는 그런 물건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부상신은 자기들끼리는 이야기해도 사람하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래도 같은 말을 써서 서로의 말을 알아듣는구나. 좀 재미있지 않은가.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더 재미있겠지만. 물건이 요괴가 돼서 그런 규칙을 만든 건 아닐까 싶다. 보통 물건이 아니어서 움직일 수도 있지만.

 

 츠루야는 가게를 싸게 샀는데 그 가게에 귀신이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세이지는 츠루야에 물건을 빌려주러 갔다 낮에 귀신을 본다. 츠루야는 그 가게에 귀신이 나온다는 걸 알고도 사고 예전 가게 주인은 귀신이 나와서 싸게 판 거였다. 부상신이 그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듣고 이즈모야에 돌아와서 떠들었다. 예전 가게 주인이 사귄 여자가 아이를 갖고 버림 받았는데, 여자가 낳은 아이가 죽고 얼마 뒤 여자도 죽었다. 부상신은 귀신이 복수하려는 걸 도와주려고 하는데, 세이지는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예전 주인은 자신이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때문에 독감에 걸려 죽은 사람도 있었는데 그게 왜 자기 잘못이냐고 여기고. 귀신이 나타난 것도 왜 자신한테만 그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 있다. 남한테 해를 끼쳤으면서도 자기 잘못이 아니다 여기는 사람. 많은 사람은 자신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미안하게 생각하는데. 츠루야는 예전 주인 때문에 식구를 잃었다. 귀신한테 혼나봐라 하는 마음으로 츠루야를 샀다. 남한테 옮길 수 있는 병, 가벼운 감기여도 조심해야 한다.

 

 네해 전에 오코를 좋아하는데 집안에서 혼담 이야기가 나와서 집을 떠난 사람이 돌아왔다. 오코는 그 사람이 자기 때문에 집을 나갔다고 생각하고 조금 걱정했다. 집에 돌아왔다면 바로 오코를 찾아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 사람은 며칠전에 집을 나가서 소식이 없었다. 세이지와 오코는 그 사람이 찾던 향로가 어디 있는지 부상신한테 이야기를 듣고 오라고 한다. 부상신은 그러겠다고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오코가 부상신을 팔아버리겠다고 하자 그 말을 듣기로 한다. 맨 앞에서 오코가 스오(향로면서 이름이기도 하다)를 찾아서 그 사람을 좋아하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바로 아니다 하면 안 되나. 오코는 세이지가 자신한테 누나라고 하는 것에 화냈다. 오코 마음은 세이지한테 있었나 보다. 세이지도. 어쩐지 부상신은 다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상신과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듣기만 해도 알 수 있겠지. 둘은 사촌이지만 남이다. 한국 사람은 그런 거 이상하게 여기겠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가 보다 한다. 지금도 일본 사람은 사촌끼리 결혼할 수 있다 해도 그런 사람 많지 않을 거다.

 

 부상신은 사람이 말하는 걸 듣고 사람 속마음을 아는 것도 같다. 나한테는 백년 넘은 물건은 하나도 없다. 그런 물건이 있다면 말하는 거 조심해야 할지도. 오코랑 세이지만 부상신이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즈모야에서 부상신이 편하게 말하는 건 세이지와 오코가 가만히 있어서다. 부상신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않는다. 그런 말해도 진지하게 들을 사람 없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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