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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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클래식을 잘 모른다. 우연히 듣고 괜찮구나 할 때도 있지만 찾아서 듣거나 되풀이해서 듣지 않는다. 한때는 피아노 오래 배우고 싶기도 했다. 피아노로 고전음악을 연주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연주하고 싶었달까. 피아노 소리는 여전히 좋아한다. 한번은 바이올린도 괜찮게 생각했다. 고전음악을 즐기는 방법에는 악기를 배우는 것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스스로 연주하면 얼마나 기쁠까. 악기 배우는 건 전문가가 되지 않는다 해도 돈이 많이 든다. 난 돈이 없기에 그냥 어쩌다 한번 듣기만 해도 괜찮다. 음악에 별로 열정이 없구나. 사람 목소리도 악기라고 하지 않던가. 노래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어릴 때는 좋아했다. 지나간 이야기구나. 다행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건 돈 별로 안 든다. 이런 말은 그만해야겠다.

 

 이건 피아니스트 탐정인 미사키 요스케가 나오는 이야기로 두번째다. 첫번째인 《안녕, 드뷔시》는 못 만났다.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가 나오는 것도 두번째 이야기를 먼저 봤는데 이것도 그렇다니 조금 재미있구나. 나카야마 시치리는 음악을 좋아하겠지. 음악 들으면서 그걸 글로 나타내려고 생각 많이 했겠다. 어떤 음악인지는 몰라도 글을 보니 아주아주 조금 분위기를 느꼈다. 내가 아는 음악도 하나 있다. 아니 그건 많은 사람이 알겠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다. 난 다른 데서는 별로 못 듣고 만화영화에서 들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데도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가장 처음 들은 건 <노다메 칸타빌레>가 아닐까 싶다. 노다메가 피아노를 치고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건 아니고 노다메 선배면서 사귀는 치아키가 피아노를 친다. 치아키는 지휘자가 되려 하고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잘했다. ‘노다메 칸다빌레’에서는 피아노 이야기만 했는데, 여기에서는 피아노뿐 아니라 다른 악기 이야기도 한다. <피아노의 숲>에서도 들었다. <피아노의 숲>은 예전에 앞부분만 영화로 만들었는데, 다시 텔레비전 만화영화로 끝까지 만들었다.

 

 무엇이든 꿈과 현실은 다르다. 꿈을 꾸는 사람은 많지만 꿈을 이루는 사람은 아주 적다. 어릴 때부터 악기를 하고 대학에 간다 해도 거기에서 연주자가 될 수 있는 건 얼마 안 된다. 그렇다고 어릴 때부터 악기를 한 게 쓸데없을까. 그림도 돈이 많이 들겠지만 음악도 다르지 않겠구나. 그래도 음악이 있기에 그 사람 삶은 좀 다르지 않을까. 이건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일지도. 음대 4학년에 수업료를 다 내지 못해 학교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를 때 기도 아키라한테 기회가 왔다. 한해마다 열리고 학장이 피아노를 치는 연주회에서 콘서트마스터가 되면 준장학생이 되고 2학기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도 아키라는 연주회 오디션을 보고 제1바이올린 콘서트마스터로 뽑힌다. 하지만 학교에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가 사라진다. 정기 연주회에서 학장 쓰게 아키라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할 거다. 이 학교에 있는 좋은 악기로 그 연주회에서 연주한다. 정기 연주회에 뽑힌 학생은 악기를 빌려서 연습했다. 기도 아키라도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켜 보고 거기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2억엔에 이르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가 사라진 거다. 다음에는 학장이 칠 피아노를 못 쓰게 만들었다. 마치 정기 연주회를 못하게 하려는 듯했다. 오케스트라에 뽑힌 사람은 다음에는 악기가 아닌 사람을 공격할까 봐 걱정한다.

 

 정기 연주회에 뽑힌 사람은 다 4학년으로 일자리도 찾았다. 오케스트라 연습을 빠지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모습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봤다. 파리 편에서. 거기에는 일과 오케스트라를 함께 하는 사람이 나왔다. 오케스트라만 해서는 먹고살 수 없을지도. 아주아주 잘 알려진 오케스트라라면 공연도 자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일과 음악을 함께 해야 할지도. 그렇게라도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음악과 아주 상관없는 일을 할 거다. 기도 아키라는 콘서트마스터여서 오케스트라가 잘 맞게 해야 했다. 기도 아키라는 앞으로도 바이올린을 하고 프로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비가 무척 많이 내린 날 사람들이 대피한 체육관에서 미사키 피아노에 맞춰 바이올린을 연주하고는 조금 자신을 갖는다. 비가 많이 온 일이 열해 전에도 있었다니, 난 그게 더 무서웠다. 다행하게도 열해 전보다 피해는 적었다. 음악은 사람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주기도 하겠다.

 

 사람은 조금 바뀌지만 정기 연주회는 열린다. 미사키는 지휘를 한다. 이런 이야기가 끝나고 스트라디바리우스 첼로를 어떻게 밀실에서 가져가고 학장 피아노를 망가뜨린 게 누군지 나온다. 나이를 먹고 자신이 해놓은 게 많으면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걸 숨기려고 다른 일이 일어나는 걸 그냥 두다니.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가. 움켜쥐기보다 놓는 게 더 편할 텐데. 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 문이 열린다고도 한다. 바로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겠지만 한쪽 문이 닫힌 사람이 다른 문을 찾기를 바란다. 여기에는 출생의 비밀도 나오는구나. 학장인 쓰게 아키라는 신이 자신한테 재능은 줬지만 다른 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재능이 있다 해도 겸손하고 다른 사람 마음을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사람 별로 없을지.

 

 

 

희선

 

 

 

 

☆―

 

 음악은 일이 아니다.

 

 음악은 삶의 방식이다.

 

 연주로 생계를 꾸린다거나 과거에 명성을 떨쳤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음악을 연주하는지, 그 음악이 듣는 사람 가슴에 닿았는지 그것만이 음악가의 증거다.  (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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