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거다. 하지만 내가 죽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깨지 않는 잠에 빠져들겠지. 살아서 괴롭거나 힘든 일은 없을 테니 괜찮겠다. 마스다 미리는 아버지 장례식을 끝내고 도쿄로 돌아가면서 이제 아버지 건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남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겠지. 그랬으면 싶다.
아내가 죽은 어떤 사람은 아직도 아내가 어딘가에 간 것 같다고 했다. 그건 누군가 죽었다 해도 어딘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일까. 어떤 엄마는 딸이 죽고 없는데도 자꾸 병원에 갔다. 그 엄마 마음은 어떤 걸까. 딸이 죽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지도. 아니 어쩌면 딸이 오랫동안 병원에 있어서 여전히 거기 있을 것 같은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까. 죽은 사람은 보내줘야 한다지만.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사는 세상은 다르다. 죽은 사람이 사는 세상이 있는지 산 사람은 알 수 없다. 죽은 다음에 산 사람한테 가르쳐줄 수도 없겠지. 아쉬운 일이구나. 그래도 죽은 사람이 사는 세상도 있으면 좋겠다. 만날 수 없다 해도 어딘가에 있다 생각하면 마음이 좀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는가. 다시 만나도 서로 모를 것 같지만. 단 한번 기억해내고 잊는 것도 괜찮겠다. 이건 죽어서도 욕심을 갖는 건가. 죽으면 다르겠지. 난 그걸 모르니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저세상에 가면 살았을 때와는 달라도 그곳에서는 자유롭게 더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