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소리가 가까이 왔다. 그건 바로 집배원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다. 오래전에는 집배원이 걸어서 우편물을 배달하고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지금은 오토바이를 탄다. 집배원은 또 내 앞을 그냥 지나쳤다. 그런 집배원을 보면 우울하다. 왜 내 안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을까. 다른 집 우편함에는 가끔 무언가를 넣는다. 하지만 그게 편지일 때는 아주 가끔이다. 듣자 하니 요즘 사람은 편지를 별로 쓰지 않는단다. 집배원이 다른 집 우편함에 넣는 건 거의 광고 편지다. 그래도 그거라도 잠시 만나는 우편함이 부럽다.

 

 우편함인 난 늘 그자리에 있다. 어딘가에 갈 수 없다. 이런 게 나만은 아니지만. 세상에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사는 게 많다. 난 그 가운데서 하나일 뿐이다. 맞다, 사람이 누군가한테 편지를 보낼 때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우체통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누군가 편지를 넣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예전에 내 안에 잠시 머물다 간 편지한테 들었다.

 

 기다리면 언젠가 송희한테 온 편지를 만날 수 있겠지. 송희는 내 주인이다. 송희는 편지보다 택배를 더 자주 받았다. 택배랑 이야기 해 본 적은 없지만, 택배기사가 든 상자를 보면 난 그게 송희한테 온 건지 아닌지 바로 알았다. 그 안에 든 건 책일 때가 많았다. 책은 송희가 사기도 하고 다른 곳에 사는 친구나 다른 곳에서 보내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며칠 전부터 송희는 나를 살펴 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게 보여도 송희는 내 안에 손을 넣었다. 손에 잡히는 게 없자 송희는 조금 아쉬운 얼굴을 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걸까. 어쩌면 친구가 송희한테 편지를 보낸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며칠이 흘러도 집배원은 내 앞을 그냥 지나갔다. 다시 집배원이 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집배원이 오토바이를 멈추고 내 안에 편지를 넣었다. 드디어 편지가 왔다. 이 편지를 보면 송희도 기뻐하겠지. 송희는 언제쯤 집에 올까.

 

 “송희야, 빨리 집에 와.”

 

 

 

*더하는 말

 

 이 이야기를 쓰고 시간이 좀 흘렀습니다. 타이핑은 며칠 전에 했는데 슬프더군요. 이젠 송희의 우편함이 없다는 걸 생각하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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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6 16: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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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0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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