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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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나라에는 한번도 가 본 적 없다. 다른 나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 본 적 별로 없다. 좀 멀리 간 건 학교 수학여행 때뿐이다. 그렇다고 아쉽지는 않다.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멋진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런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죽기 전에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런 곳 없다. 없으면 어떤가. 가장 처음 지구에 나타난 인류는 한 곳이 아닌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본능이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다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 건지. 이건 알 수 없겠구나. 그래도 난 처음 지구에 나타난 인류가 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생활 좋아했을 것 같지 않다. 한 곳에 있기를 바란 사람도 있었을 거다. 농사를 짓고부터 인류는 한 곳에 머물러 살게 됐다. 그때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이 답답하게 여겼을지도.

 

 유홍준은 오랫동안 한국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오고 책으로 정리했다. 얼마전에는 일본편을 냈다. 일본에 가 본 적 없지만 거기 담긴 이야기가 아주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래전에 이곳에 살던 사람이 그쪽으로 가서 문화를 꽃피워서 그랬겠지. 오래전에는 스스로 간 사람이 많았겠지만 조선시대에는 끌려간 사람이 더 많다. 사기장은 조선을 그리워하면서도 그곳에서 나름대로 살았다. 이곳에서 간 사람이라 해도 이젠 일본 사람이다. 일본편에서 본 일본 역사나 문화 이야기는 그렇게 낯설지 않았다. 그건 내가 그동안 일본 소설이나 다른 걸 봐서구나. 일본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일본편을 봤다면 나와는 달랐겠다. 난 중국편이 그렇다. 중국 잘 모른다. 이걸 보기 전에 난 이번에도 한국과 상관있는 게 많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지만, 이건 중국 문화유산 이야기다. 중국을 보고 한국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문화는 나라와 나라도 영향을 조금 주고받는다.

 

 실크로드를 더 길게 말하면 경주에서 시작한다고도 할 수 있나 보다. 이건 한국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그래도 오래전에 멀리까지 가기도 했다. 그런 사람 힘들지 않았을까. 박지원은 중국을 다녀서 즐거웠겠지. 열하일기를 남긴 걸 보면. 여기에서는 서안에서 돈황까지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는 차와 기차를 타고 간다. 실크로드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그게 어느 정도나 되는 길이인지는 몰랐다. 숫자를 봐도 감이 오지 않는다. 중국 땅은 남북한 40배고 남한 100배 크기란다. 넓은 땅만큼 사람도 많다. 이렇게 넓은 곳은 다 보기 어렵겠다. 예전에는 중국에 자유롭게 가지 못했다. 세상이 바뀌어서 유홍준은 기뻤겠다. 중국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유홍준보다 윗세대 사람은 그런 시대가 늦게 와서 아쉬웠겠다. 팔순을 훌쩍 넘긴 선생님은 유홍준이 서안에서 돈황, 돈황에서 투르판을 거쳐 우루무치까지 갔다 왔다 하니 자신도 가 보고 싶다 했다.

 

 중국 역사도 참 길겠지. 중국이 지금은 무척 넓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많은 사람이 죽었겠다. 중국은 소수민족 땅을 많이 빼앗고 빼앗기고 다시 빼앗았다. 유홍준은 한국이 나름의 문화를 갖고 지금에 이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건 맞는 말이다. 중국도 여러 나라가 있던 때가 있었다. 삼국지에서 중원을 평정해야 한다는 말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건 어느 나라에나 있는 듯하다. 한국도 고구려 신라 백제일 때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여기고 일본도 전국시대에 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싸웠다. 백성을 생각한 사람도 있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넓은 땅을 다스리고 싶은 바람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옛날 사람 마음을 내가 알 수 없겠구나. 백성은 땅이 좁든 넓든 전쟁이 일어나면 살기 힘들 텐데.

 

 천수에는 맥적산석굴이 있다. 이름 어렵구나. 석굴과 불상이 아주 많은 곳이다. 불상은 시대와 왕에 따라 달랐다. 여러 시대 불상을 볼 수 있다. 중국에는 석굴이 많단다. 이건 인도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석굴이 아닌 산사다. 산사는 그 나름대로 좋은 듯하다. 불교가 다른 나라에 전해지면서 자연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어떤 걸 보고 왜 한국에는 없을까 하기보다 다르기도 하구나 하면 좋겠다. 황토고원에서 부는 모래 바람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그것뿐 아니라 미세먼지도 엄청나구나.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에서 몰려온다 할 수 없겠지만 많을 거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두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할 텐데.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와 더 잘 말했으면 한다. 소설 《십이국기》에는 땅속에 사는 사람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중국에는 정말 그런 곳이 있다. 그런 걸 야오둥이라 한다. 십이국기는 고대 중국을 본 뜬 거다. 색깔이 바뀌는 칠채산 멋지다.

 

 

 

 

 

 만리장성은 본래 흙으로 지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적이 가축을 몰고 와서 가축이 넘지 못하게 흙으로 담을 쌓았다. 만리장성도 많은 시간과 많은 사람 피땀으로 만들어졌다. 다 나온 건 아니고 흙으로 된 만리장성 가욕관이 나왔다. 돈황은 오래전에는 실크로드로 서역으로 가는 길이어서 많은 사람이 왔는데 지금은 거의 관광도시가 됐단다. 돈황은 오아시스 도시였는데 지금은 오아시스 월아천(초승달 모양 못)이 많이 말랐다. 시간이 더 흐르면 아주 없어질지도 모른단다. 중국도 예전보다 사막이 늘어났겠지. 사람만 생각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텐데. 이대로 가다가는 문화유산을 자료로만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주아주 먼 앞날이겠지만. 문화유산이든 지구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다음 세대한테 물려줘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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