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잘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쓸지도 몰라 하는 마음이 크지만 무엇이든 버리기 아깝고 귀찮아서다. 무엇보다 게을러서겠다. 쓰지 않는 건 마음먹고 버려야 할 텐데. 버릴 걸 만들지 않으려고 잘 사지 않는다. 그래도 버려야 할 게 생기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 물건뿐 아니라 마음도 버려야 할 텐데.

 

 대상없는 원망,

 

 대상있는 원망.

 

 둘 다 부질없는 건데 잘 버리지 못한다. 그런 거 해 봤자 내 마음만 더 안 좋은데. 언제쯤이면 그것도 잘 버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난 작은 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한테는 그게 어려운 걸지도.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걸 난 무척 크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좀 나을까. 이것도 모르겠다. 자꾸 모른다는 말을 하다니.

 

 하나는 버릴까 한다. 그건 남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고 싫어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사람 마음을 얻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느꼈을 뿐이다. 내가 별로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별로기는 하다. 잘하는 것도 없고 성격도 어둡고. 이런 나여도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니 다행이다. 친구라 해도 그 마음이 영원하지 않지만. 늘 그대로길 바라지 않으면 좀 낫겠다. 언젠가 마음이 바뀐다 해도 지금 잘 지내면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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