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에는 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었다.

 

 나무에 꽃이 피면 사람뿐 아니라 나비와 벌 그리고 새가 날아왔다.

 

 몇해가 지나고 나무는 자신이 꽃을 피웠을 때 둘레에 아무도 없기를 바랐다. 사람이 꽃을 꺾거나 나비 벌 새가 꽃을 건드리는 게 싫었다. 나무는 어떻게 하면 사람과 나비랑 벌과 새를 쫓아낼지 생각했다. 오래오래.

 

 나무가 오래 생각하고 바라설까. 어느 날부터 나무 둘레에는 사람도 나비도 벌도 새도 다가오지 않았다. 사람은 멀리서 나무를 바라보다 다른 곳으로 가고 나비와 벌과 새는 아예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자기 둘레에 사람도 나비도 벌도 새도 오지 않자 나무는 기뻤다. 앞으로는 자신이 힘들게 피운 꽃을 아무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여겼다. 하지만 어쩐지 꽃이 전보다 예쁘게 보이지 않고 냄새도 달라진 듯했다. 꽃이 지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나무에는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

 

 나무는 무슨 일인가 하고 당황했다. 혼자 있으면 꽃도 지키고 열매도 더 맺을 것 같았는데.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 밤 폭풍우가 몰아쳤다. 나무는 벼락과 바람에 쓰러졌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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