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눈빛
야쿠마루 가쿠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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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형사에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생각하니 형사도 ‘사’가 들어가는구나. 형사는 ‘사’가 들어가는 일에서 가장 인기 없을 듯하다. ‘사’라 해도 한자는 다르구나. 형사는 처음부터 형사가 되지는 않겠지. 경찰 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모르지만. 경찰, 형사는 소설에서만 봤구나. 걷다가 경찰차 보거나 파출소 지난 적은 있다. 어쨌든 경찰은 나와 참 멀다. 어릴 때 자라면 경찰이 될 거야 하는 사람은 아버지나 가까운 사람이 그 일을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이 범죄 피해자일 때도. 본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경찰을 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다. 여기 나오는 히가시 이케부쿠로 경찰서 형사인 나츠메 노부히토는 본래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법무부에서 일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소년원으로 보낼지 집으로 보낼지 결정하는 일을 한다. 그런 일을 하다 나츠메가 형사가 된 건 열해전 딸이 누군가한테 망치로 머리를 맞고 식물인간이 된 다음이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자기 손으로 범인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

 

 가까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인 범인을 잡으려고 형사가 된 사람도 있지만 그 일은 맡을 수 없다. 의사가 자기 식구 수술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구나. 그렇다 해도 자기 식구 수술을 하는 의사가 있는 것처럼 자신과 상관있는 사건을 맡는 형사도 있구나. 나츠메를 보는 사람은 다들 형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부터 나츠메와 알던 사람이 그랬다. 형사는 인상이 무서울 듯한데, 형사에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겠지. 오랫동안 형사를 하다보면 눈빛이 무서워지지 않을까. 형사는 누군가를 의심해야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래도 나츠메는 조금 다르게 보이는 듯하다. 눈빛이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다고 하면 될지. 나츠메가 남을 부드럽게 따스하게 보는 건 교사가 되려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좀 다른 형사가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는 일곱편 담겼다. 몇해 전에 우연히 드라마를 보고 책을 사서 볼까 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시간이 흐르고 한국말로 나왔다. 한국말로 책이 나온 걸 보고 이 책이 나왔구나 했다. 이 작가가 쓴 소설에 형사가 들어가는 책 여러 권이던데 거기에도 나츠메 노부히토가 나올까. 나츠메가 예전에 소년분류심사원을 해선지 청소년이나 그때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나기도 한다. 나츠메는 다른 사람 마음을 잘 들여다 보는 것도 같다. 심리학을 공부해설까. 그렇다고 모든 사람 마음을 다 아는 건 아니다. 나츠메는 상대와 이야기 하면서 보이는 모습으로 생각하고 증거를 찾거나 상대가 참된 것을 말하게 이끈다. 부모라고 자식만 생각하지는 않고 어느 한순간 나쁜 마음을 먹고 그 일을 하기도 한다. 그걸 그저 한순간 마가 끼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 그런 부모와 자식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들이 보낸 신호를 조금 늦게라도 알아차린 아버지도 있다. 그 아버지와 아들은 앞으로 나아지겠지.

 

 한번 범죄자가 되면 살기 어렵기도 하다. 그 사람이 아무리 성실하게 살려 한다 해도 둘레에서는 색안경을 끼고 본다. 그래서 다시 죄를 짓는 사람이 많겠지. 하지만 어떤 사람은 예전에 다른 사람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죗값을 치렀는데 또 그러려고 했다. 나츠메는 소년분류심사원일 때보다 관찰을 더 잘 하게 된 듯하다. 앞에서 나츠메가 형사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고 했는데 나츠메는 형사 일 잘 했다. 그래도 마음은 괴로운 듯하다. 언제나 남을 의심해야 하니 말이다. 자기 자식이 죽임 당하면 범인을 용서하기 어렵기도 하겠지. 시간이 흐르고 범인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기도 할 거다. 피해자 식구는 범인이 죄를 뉘우치고 살기를 바랄 텐데, 그런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복수하는 것도 안 좋을 텐데. 난 피해자 식구 같은 게 아니어서 이렇게 말하는구나.

 

 사람은 자기 자신 안에 갇히면 아무 말도 잘 듣지 못한다. 예전에 나츠메는 그걸 잘 몰랐던 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때와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그래서 형사가 된 것이기도 하구나.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일에 의심을 품어서. 아무 희망도 없다고 믿는 사람한테는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해도 마음에 닿지 않는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힘들었구나 하는 게 좋겠다. 다른 말은 천천히 해도 괜찮겠지. 자기 신세를 탓하고 잘못을 저지르거나 자기만 힘들고 다른 사람은 힘들지 않다고 여겨도 안 좋다. 그런 걸 깨달으려면 시간이 있어야겠구나. 청소년은 그런 거 바로 알기 어렵겠다. 청소년이 자신뿐 아니라 남도 잘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만 죄를 짓는 건 아닌데 이런 말을 했다. 나츠메는 괜찮은 형사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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