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잘 모르는 그대한테 편지가 쓰고 싶어졌어요. 그대가 이 편지를 볼지 그건 알 수 없지만. 누군가한테 말이 하고 싶어서 이렇게 써요. 말한다 해도 제 마음을 다 말할 수 없겠지만. 이 말을 하니 다음을 이을 말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편지는 제가 하고 싶은 말만 쓰는 게 아니고 받는 사람을 생각하고 쓰는 건데. 그걸 알아도 친구한테는 제가 하고 싶은 말 더 많이 썼군요. 편지를 받고 쓸 때는 덜하지만 그냥 제가 쓸 때는 그랬어요. 편지 형식으로 쓴 소설에서는 자기한테 일어난 일이나 편지 받을 사람하고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나도 모르는 사람한테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대답도 들을 수 없는 말을 했네요.

 

 모르는 그대는 어디에 살고 무엇을 좋아하세요. 그냥 한번 말해봤어요. 또 다음으로 갈 수 없는 말을. 이번 편지는 더 길게 못 쓰겠습니다. 이번이라 하면 다음에 또 쓰겠다는 말 같군요. 저도 모르겠어요. 말을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쓰지 않는 게 낫겠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대 시간을 조금 빼앗았네요. 아니 읽지도 않았을까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가 쓴 글 재미있게 읽을 만하지 않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앞으로 좀 더 혼자 생각해볼게요. 좋은 답은 없겠지만, 안 좋은 결정만은 안 해야 할 텐데. 전 마음이 단단하지 못합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마음단련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거의 못했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철학이 생각나는데, 그걸 하면 좀 나을지. 철학, 멋있게 보이지만 어렵겠지요. 그래도 여러 가지에 마음이 너그러워진다면 그거라도 하고 싶네요. 이 말을 하니 제가 바라는 건 마음이 단단해지는 게 아니고 너그러워지는 건가 싶네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모르는 그대, 여기까지만 쓸게요.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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