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무에 오릅니다 - 여성 생물학자의 삶과 모험
마거릿 D. 로우먼 지음, 유시주 옮김 / 눌와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나무는 오랜 시간 산다. 사람하고는 다른 시간을 살아서겠지. 그렇다고 나무가 느긋하게 살까.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나무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말이다. 나무가 싸우는 건 먼저 날씨일까. 그리고 초식동물이나 초식곤충도 있다. 초식동물은 나무가 싹을 틔웠을 때 위험하다. 나무는 움직이지도 못하니 초식동물 눈에 띄이면 바로 먹힐 거다. 그렇다고 초식동물이 나쁘다 말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식물이 있고 초식동물 그리고 육식동물이 있다(여기에는 곤충과 새도 들어가겠다). 그렇게 생태계는 이어진다. 나무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날씨도 초식동물도 초식곤충도 아닌 바로 사람이다. 이건 정말 잊지 않아야 한다.

 

 몇달 전에 여성 과학자가 나무 연구하는 걸 보았는데, 이번에 또 만났다. 여성이라는 건 같지만 조금 다르기도 하다. 호프 자런은 어렸을 때 아버지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과학을 좋아하게 되고 남편과 동료를 만났다. 마거릿 D. 로우먼은 조금 힘들었다. 여성으로 과학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겠지. 그래도 지금은 집안 일이나 아이 기르기를 여성만 하지 않는다. 참 다행스런 일이다. 그렇다 해도 여성 과학자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이름을 말하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람은 마리 퀴리뿐이라니. 앞으로는 호프 자런이나 마거릿 D. 로우먼도 기억하면 좋을 텐데. 내가 기억할 수 있을까. 책을 더 본다면 기억할지도 모를 텐데. 어쩐지 앞으로 책 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여성 과학자에 침팬지 연구한 사람도 있구나.

 

 마거릿 D. 로우먼은 생물학자란다. 과학도 여러 가지로 나뉘겠지. 과학 하면 가장 먼저 기계 기술이 생각나는데 그것만 과학은 아니다. 과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알려는 거다. 그게 먼저였겠지. 그러고 보니 기계 같은 것도 자연을 본 떴다고 한 말을 어디선가 본 듯하다. 여기에서 봤던가. 마거릿 D. 로우먼은 어릴 때 이것저것 모으기를 좋아했다. 그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거다. 나비, 새, 벌레, 조개껍데기, 둥지 그리고 나뭇가지, 찬장에는 쥐가 산 적도 있단다. 쥐는 좀……. 마거릿은 오랫동안 나무에 올랐다. 숲우듬지를 연구했다. 숲우듬지에 사는 초식곤충이나 나뭇잎 같은 거. 그것뿐 아니라 나무 씨앗이 싹을 틔운 것도 살펴봤다. 산길을 걸어도 나무 싹은 거의 보이지 않는데, 내가 못 본 거고 잘 보면 나무가 싹을 틔운 것도 있겠지. 하지만 나무 씨앗이 싹을 틔우고 커다란 나무가 되는 건 일퍼센트도 안 된다. 마거릿이 연구한 건 열대 숲이다.

 

 온대와 열대 나무는 다르겠지. 열대 우림 하면 아프리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마거릿이 숲우듬지 곤충을 연구하러 간 곳은 호주다. 호주에도 열대 숲이 있구나. 마거릿은 호주뿐 아니라 파나마 페루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에도 갔다. 호주에는 열두해쯤 있었는데 서른살에 목축업 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했다. 마거릿은 집안 일과 과학을 함께 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지만 그건 쉽지 않았다. 남편이나 시어머니는 마거릿이 집안 일만 하기를 바랐다. 1980년대 호주 농촌은 남성과 여성 일이 나뉘었다. 한국도 그런 적이 없지 않았구나. 그래도 마거릿은 자기 연구와 글쓰기를 꿋꿋하게 했다. 친정 식구가 도와주기도 했다. 호주에는 독사도 아주 많았다. 그런 곳에 살면서 뱀에 한번도 물리지 않았다니 정말 행운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도. 두 아들은 어릴 때부터 엄마와 숲에 다녀서 크면 과학을 하겠다고 했다.

 

 호주에 마거릿이 갔을 때 유칼립투스 잎병이 퍼졌다. 왜 그렇게 됐는지 알아보려 했는데 한가지는 아니었다. 코알라 때문인가 하는 사람도 조금 있었나 본데,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면 호주에서 코알라가 다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생태계가 괜찮은데. 생태계를 파괴하는 건 사람이다. 나무를 베고 양이나 소 돼지를 많이 기르니 말이다. 호주는 양을 많이 길렀다. 양털을 수출했나 보다. 양털도 비싸게 쳐주는 게 있고 값이 얼마 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양털을 깎을 때는 일꾼이 왔는데 그걸 하는 사람은 다 남성이었다. 양털깎이를 한 여성은 없었다. 마거릿이 못 본 거고 아주 조금은 있지 않았을까. 아니 남성과 여성 일을 나누었으니 없었겠다.

 

 시어머니가 마거릿을 못마땅하게 여겨도 남편이 마거릿이 하는 일을 받아들였다면 나았을 텐데, 남편도 마거릿이 과학을 그만두기를 바랐다. 마거릿과 아이들은 잠시 미국으로 간다. 마거릿은 잠시일 거다 생각했는데, 그 뒤 마거릿은 남편과 헤어진다. 마거릿은 미국에서 아들 둘과 살고 자신이 좋아하는 나무 타기를 했다. 친정 식구가 미국에 있어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도 했다. 예전에는 줄로 나무에 올라야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는 나무에 쉽게 오르게 했다. 그런 거 괜찮을까. 그것 때문에 나무에 생채기를 내거나 생태계를 파괴하지는 않을지. 자연 연구도 자연을 해치지 않고 해야겠다. 그런 연구보다 개발 때문에 숲이 많이 사라졌구나. 아프리카는 사막이 늘었다고 한다. 숲이 사라지면 많은 생물이 사라지고 사람도 살 수 없다. 숲이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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