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고마운 일을 생각해 볼까 해

 

난 두 다리로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고

눈이 보여서 아름다운 것이나 재미있는 책을 볼 수 있고

귀가 들려서 세상에서 나는 멋진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아주 어렸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주 아프지 않아(가끔 마음은 좀 아프던가)

 

머리가 아주 좋아서 많은 걸 아는 건 아니지만

그냥 보통은 돼서 이런저런 걸 알아들어

슬픈 건 좀 알아도

잘 모르는 감정도 있어

다른 사람은 느끼지만 난 잘 모르는 것이 있더라구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그런 거겠지만

조금 아쉽기도 해

 

어릴 때 한국에서 쓰는 한글을 배워서

내 마음을 글로 나타낼 수 있어

모든 걸 다 쓰지는 못하지만

말을 잘 못하는 나한테는 글이 말이야

편지도 쓸 수 있어

내가 쓰는 재미없는 편지를 받아주는 친구가 몇 사람 있는 것도

무척 고마운 일이야

 

언젠가는 아침을 맞이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날마다 아침을 맞이해

(다른 사람보다 좀 늦은 아침이지만)

 

오늘을 살도록 해야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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