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언제부터일까 하고 별이는 생각했다. 세상은 한해 마지막 달 십이월부터 겨울이다 하지만 십일월에도 겨울 느낌은 난다. 별이는 십이월 마지막 주부터 겨울이다 여기기로 했다.

 

 별이가 이런 생각을 한 건 달이를 만난 게 겨울인지 가을인지 헷갈려서다. 별이는 달이를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그날은 그해 첫눈이 내리고 십일월이었다.

 

 눈은 이른 아침부터 내리고 제법 쌓였다. 별이는 눈이 많이 내리고 쌓여서 무척 좋았다. 학교에 가서는 책을 펴놓기보다 눈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공부 시간이 시작하기 전에 선생님은 한 아이와 함께 교실로 들어왔다. 한해가 거의 끝날 무렵 전학 온 아이였다. 별이는 달이를 보니 어쩐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마침 별이 옆자리가 비어서 달이는 거기에 앉았다.

 

 “눈 정말 많이 온다.”

 

 달이는 창 밖을 보고 말했다.

 

 별이는 달이한테 마음이 쓰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 첫째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려서 별이는 더 달이한테 말하지 못했다.

 

 첫째 시간이 끝나고 반 아이들은 달이 둘레에 모여 이런저런 걸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어디서 살았는지 왜 지금 전학 왔는지. 별이는 여전히 눈 내리는 창 밖을 보면서 아이들과 달이가 하는 말에 귀 기울였다.

 

 어쩌면 달이는 그걸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별이가 먼저 달이한테 말하지 않아도 달이는 늘 별이한테 반갑게 인사했다. 별이도 조금씩 달이한테 말하게 되고 학교가 끝나고는 집에 함께 갔다. 별이와 달이 집은 같은 동네였다.

 

 별이와 달이는 누가 봐도 단짝친구로 보였다. 별이는 말을 잘 하지 않았지만 달이는 별이 마음을 잘 알았다. 별이는 달이와 함께 있는 게 무척 편했다.

 

 사람이 살면서 마음 잘 맞는 친구를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별이는 달이를 만나 매우 기쁘고 더는 쓸쓸하지 않았다. 그저 달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얼마 뒤 달이는 다시 먼 곳으로 떠났다. 그건 달이가 전학 온 첫날 알았다. 달이네 식구는 미국으로 이민 가기 전에 잠시 별이네 동네에 살았다. 알고 있었다 해도 별이는 달이와 헤어지게 돼서 슬펐다.

 

 별이와 달이는 편지를 쓰기로 했다.

 

 둘은 가끔 편지로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했다. 별이는 달이 편지를 늘 기다렸다. 겨울이 오면 별이는 달이를 처음 만난 날을 떠올리고는 했다.

 

 달이가 한국에 온다는 편지를 썼다. 별이는 달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별이는 한시라도 빨리 달이를 만나고 싶어서 공항으로 마중갔다. 하늘에서는 별이와 달이가 처음 만난 날처럼 첫눈이 내렸다. 무척 오랜만에 서로를 본 별이와 달이는 조금 눈물 흘렸지만, 바로 어제 헤어졌다 만난 것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