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임보일기
이새벽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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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보던 길고양이를 요새는 자주 보았다. 그렇다고 가까이에서 보지는 못했다. 우연히 고양이를 보고 가까이 가려 하면 바로 달아난다. 내가 만난 길고양이는 거의 사람한테 안 좋은 일을 당했을까. 그저 사람이 익숙하지 않은 걸지도. 걷다가 작은 공원 한쪽에 있는 작은 집 같은 걸 보았다. 인터넷에서 보니 길고양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게 사료를 놓는 곳이 있던데 여기에도 그런 게 있었다. 거기에 자주 오는 고양이는 누런 바탕에 밤색줄무늬가 있는 고양이인 것 같다. 그 고양이만 몇번 봤는데 내가 무서운지 가까이 가면 달아난다. 그래서 한번은 먹이를 먹는 걸 보고 모르는 척했다. 길고양이는 멀리에서 보기. 얼마전에는 내가 사는 연립주택 다른 동 뒷베란다 밑을 막은 곳으로 들어가는 고양이를 보았다. 따라가서 보니 안에서 고양이가 나오고 잠깐 밖에 앉았다 어디론가 갔다. 거기서 사는 건 아닌가 보다.

 

 

 

 

 

 

 

 

 길에서 어딘가 아픈 고양이나 새끼 고양이를 본다고 해도 난 어떻게 할 수 없겠지. 나와는 다르게 고양이를 구하려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가끔 사람이 괜히 마음 써서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가 떨어지기도 한단다. 가끔보다 자줄까.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이 있듯 동물한테도 그런 게 있겠지. 이새벽이 잠깐 돌보게 된 새끼 고양이는 다섯 마리로 사람 때문에 어미 고양이와 헤어졌다. 새끼 고양이 돌보기가 아기 돌보기와 다르지 않게 보였다. 그나마 새끼 고양이는 사람보다 짧은 기간만 힘들다. 어미가 가르쳐주거나 해주는 것도 있을 텐데 그걸 사람이 해야 하는구나. 고양이는 자신이 낳은 새끼 고양이를 어느 정도는 돌보겠지.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가 어미 고양이와 떨어져서 안 됐지만 이새벽을 만나고 다시 새 집을 찾아서 다행이다. 길에서 살면 오래 못 살 테니.

 

 몇해 전에 이새벽이 쓰고 그린 《고양이 일기》를 보았다. 거기에는 장군이와 길고양이였던 흰둥이 이야기가 담겼다. 장군이는 사고로 죽었다. 그걸 본 나도 슬펐는데 함께 산 이새벽 마음이 더 아팠겠다. 이새벽은 장군이를 잃고 베리라는 고양이를 기르게 됐다. 흰둥이는 집에 눌러 살게 된 건지, 길에 있다 가끔 이새벽 집에 가게 된 건지. 흔히 고양이는 새침하다고 하는데 베리는 그렇지 않았다. 베리는 어떤 고양이든 좋아한다. 사람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고양이도 다 성격이 다르겠지. 이새벽이 잠시 돌보게 된 새끼 고양이 곰돌이 긴꼬리 꼬불이 삼색이 밀크티도 다 다르다. 이새벽은 고양이 임시보호를 자주 하는 건 아닌 듯한데 어떻게 그걸 하게 됐을까.

 

 무엇이든 새끼일 때는 귀엽게 보인다. 이건 보기만 할 때다. 기르면 이것저것 해줘야 할 게 많을 거다. 그 시간이 아주 길지 않겠지만. 그것도 모르고 그저 귀엽다는 것만으로 동물을 기르면 안 될 것 같다. 이제는 함께 산다고 하는구나. 함께 살다가 버리기도 하는데, 지금은 한국도 반려동물 등록을 해야 한다던데, 그렇게 한다고 사람한테 버림받는 동물이 사라지지 않겠지만 아주 많지 않기를 바란다. 베리 흰둥이 그리고 새끼 고양이 다섯 마리가 잠시 함께 지내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인다. 새끼 고양이를 다섯 마리나 돌본 이새벽은 힘들었겠지만. 베리가 다른 것보다 커서였는지 새끼 고양이를 돌보기도 했다. 암컷이어서 그렇게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수컷이라고 새끼를 아주 돌보지 않는 건 아니겠지. 흰둥이는 다른 고양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아서 새끼들이 가까이 오면 겁을 줬다. 그래도 베리는 흰둥이한테 달라붙었다. 흰둥이 마음을 다 알기 어렵지만, 베리가 친한 척해서 흰둥이 마음이 조금 좋지 않았을까. 동물도 쓸쓸함을 느낀다.

 

 새끼 고양이를 잠시 돌봐도 정이 들겠지. 그렇다고 다섯 마리와 함께 살 수는 없겠다. 이새벽은 새끼 고양이 새 집을 찾아주려고 인터넷 계정에 글과 사진을 올렸다. 꽤 마음을 썼다. 다른 곳에 가서 오래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까다롭게 했겠지. 다섯 마리 다 좋은 사람을 만난 듯하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가 피부병이 걸렸다고 해도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 함께 살기로 해서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었겠지. 삼색이는 마지막에 새 집으로 갔는데 거기에는 삼색이보다 조금 작은 고양이가 있었다. 다행하게도 아주 친해졌다고 한다. 삼색이도 떠나서 베리가 조금 쓸쓸하게 보였다. 그래도 다시 이새벽과 흰둥이와 사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거다. 새 집으로 간 곰돌이 긴꼬리 꼬불이 삼색이 밀크티가 모두 앞으로 잘 살았으면 한다. 함께 사는 사람이 그 애들 마지막 길도 지키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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