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으면 그걸 읽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어떤 책은 처음부터 안 보고 아무데나 펼치고 봐도 된다고 하는데. 책을 한번 보고 나면 그럴 수 있으려나. 그렇게 본 건 책을 한번 더 봤다고 치지 않아. 그래도 가끔은 앞에 봤다 뒤에 봤다 자유롭게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 않아도 괜찮은 책에는 어떤 게 있을까. 시집, 산문, 사진……. 이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군. 소설은 이야기가 어떨지 알아야 하니 그렇게 못 볼 것 같아. 아니 아주 좋아하는 소설이어서 여러 번 본 다음에 어디든 펼쳐보기는 어떨까. 잘 모르는 이야기면 ‘뭐지’ 하겠지만, 잘 아는 거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잖아. 자기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어.

 

 책을 처음 볼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보고 나중에 여기저기 펴 보면 되겠군. 세상에는 책이 많아서 그럴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아쉬워. 한권을 깊이 읽어야 하나 많은 책을 만나야 하나. 신영복 님은 책을 세번은 봐야 한다고 했군. 내가 어렸을 때부터 책을 보고 그런 식으로 봤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이라고 못할 건 없겠지만, 어려울 듯해. 한번 봐도 집중해서 보려 하는데 그럴 때도 있고 그러지 못할 때도 있어.

 

 어떻게 책을 보든 그걸 즐기는 게 중요할 듯해.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게 좋으면 그렇게 하고 아무데나 펼쳐서 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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