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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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같은 작가 책인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추첨맞선결혼법이 나오는 이야기네요. 앞에 책은 그 법이 가결됐지만 실제 하게 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됐다면 좀 안 좋았을 것 같기는 해요. 추첨맞선결혼법은 정말 해요. 이건 사람 목숨을 빼앗는 건 아니니 그런 거겠습니다. 사람이 몇 살까지 살아야 한다는 법은 안 되지요. 그런 이야기만 한 건 아니지만. 한국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나고 나이를 먹고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는 시대는 갔습니다. 한국도 옛날에는 얼굴도 안 보고 결혼한 사람 많지요.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결혼하고 힘들게 산 사람도 많을 거예요.

 

 한국에도 젊은 사람을 억지로 결혼시키고 아이를 낳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가 있을까요. 아주 없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이 옛날보다는 조금 잘사는 나라가 됐다지만, 그것과 개인의 삶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차이가 아주 크잖아요. 한국에서 살기 힘든데 아이까지 그런 나라에 살게 하고 싶지 않을지도. 일본과 한국 많이 닮았습니다. 일본이 한국보다 조금 앞이죠. 일본소설을 보면 아주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기도 해요. 그렇다고 제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아는 건 아니군요. 그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할 뿐입니다. 나라에서 아이를 많이 낳게 하려고 억지로 맞선을 보게 하고 결혼하게 하면 어떨까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듯합니다.

 

 여기에서 추첨맞선 대상은 스물다섯살에서 서른다섯살로 결혼하거나 헤어진 적 없고 아이가 없는 사람으로 맞선을 보고 두번까지 거절할 수 있어요. 세번 거절하면 테러박멸대에서 두해 동안 훈련받아야 해요. 군대 같군요. 의사나 간호사는 섬이나 외진 곳에서 일해야 해요. 추첨맞선 대상인 세 사람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어머니가 무척 의지하는 간호사인 스즈카게 요시미는 추첨맞선에 조금 기대했어요. 맞선 본 사람과 결혼하고 어머니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생각해요. 얼굴이 아주 예쁜 후유무라 나나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 긴바야시 란보와 결혼하고 싶어하지만 이루지 못하고 추첨맞선을 보게 돼요. 긴바야시 란보는 나나처럼 엄마하고 거리를 두지 않고 사치스런 사람이 싫다고 합니다. 스물일곱살인 미야사카 다쓰히코는 한번도 여자를 사귀어보지 못했어요. 다쓰히코도 추첨맞선결혼법을 반겨요.

 

 결혼은 뭘까요. 혼자 살기 싫어서 하는 것, 부모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 다 아닌 듯하네요. 누군가를 만나고 자연스럽게 상대와 함께 살고 싶으면 하는 것일지도. 그렇다 해도 이런저런 망설임이 있겠지요.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 같은. 재미있게도 요시미는 나나 남자친구였던 긴바야시 란보를 만나고 나나는 여자한테 인기없는 다쓰히코를 만나요.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끌고 가다니. 요시미는 란보처럼 잘생긴 사람을 만나고 조금 주눅들었지만 란보가 자신을 좋아해서 기뻐합니다. 두사람은 잘된다고 해야겠네요. 잠시 떨어지기도 했지만. 요시미는 엄마가 자신을 의지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시미도 엄마를 의지한 것 같아요. 다쓰히코는 나나를 위해 자신이 거절하고 맞선을 아주 많이 봐요. 그렇게 해서 이제는 여자 앞에서 덜 긴장한답니다. 사람 만나기 쉽지 않은데, 다쓰히코는 법 때문에 많은 사람을 만났네요. 시간이 흐르고 나나도 조금 자랍니다. 엄마하고 거리를 둬야 한다고 깨닫습니다.

 

 부모와 자식도 거리를 두어야겠지요. 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입니다. 일본과 한국은 그것도 비슷하군요. 부모와 자식이 거리를 잘 두지 못하는 거. 그걸 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하려면, 살기에 좋은 나라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살기 좋은 나라를 뚜렷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것 같아요. 기본으로 살 수만 있어도 괜찮겠지요. 돈이 많지 않아도 먹고 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이런 말 다 쓸데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하고 싶으면 하고 아이도 낳고 싶으면 낳는 거지요. 아이 낳고 기르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억지로 시키면 안 됩니다. 다행하게도 이 소설도 그런 식으로 흐릅니다. 그걸 아쉽게 여기는 사람이 아주 조금 어딘가에 있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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