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야기 잘 알지요
남자가 어렸을 때는 자신 위에서 놀게 하고
남자가 자랐을 때는 자신을 베어 쓰게 하고
남자가 나이 들었을 때는 쉴 곳을 주었지요
이젠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나무와 사람은 없을지도
아니 그건 모르는 일이군요
봄이면 꽃을 활짝 피운
벚나무를 보면
꼭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어쩌면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는 걸지도
거기에 사람이 끼어드는 건가
꿈이 없는 이야기군요
언덕 위에 있는 커다란 벚나무는
누군가를 기다려요
어린시절을 벚나무와 함께 보낸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먼 곳으로 가면서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어요
벚나무는 언제까지고 약속을 잊지 않겠지요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