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시즈카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지금도 집에서 동물을 기르는 집이 없지 않겠지만 옛날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반려동물과 집에서 기르는 동물은 다르다. 난 이걸 조금 아는구나. 예전에 나온 이야기를 봐설지도. 실제 소나 돼지 닭을 기르는 모습은 못 봤다. 거의 책이나 영상으로 보았다. 이건 내가 아주 시골에 살지 않아서구나. 어렸을 때 공부한 국어 책에는 아버지가 송아지를 팔러 가서 아이가 슬퍼하는 이야기가 나왔다(지난번에도 이 말 했구나). 집에서 소를 기르고 소가 송아지를 낳아서 아이가 아주 좋아했는데. 아이는 송아지를 동생처럼 여기고 정을 주었다. 그러니 헤어질 때 슬플 수밖에. 그 이야기 제목은 뭐였던가. 어쩌면 아버지가 송아지를 팔러 간 게 아니고 아이 누나가 결혼하려고 집을 떠난 건지도 모르겠다. 송아지 이야기 본 것 같은데. 옛날에는 그런 일 많았을 거다.

 

 염소 시즈카는 새끼일 때 나호코 집에 왔다. 나호코는 시골에 산다. 나호코 집에는 염소뿐 아니라 닭도 기르고 엄마 아빠는 밭일도 했다. 그랬겠지. 새끼 염소한테 바로 ‘시즈카’라는 이름을 지어준 건 아니다. 처음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새끼 염소가 자꾸 울어서 ‘조용(시즈카)’이라 한 게 이름이 됐다. 염소한테 사람 말로 조용히 하라고 하면 알아들을까. 나호코는 시즈카가 새끼일 때는 사이좋게 지냈다. 시즈카는 나호코보다 빨리 자라고 힘이 세졌다. 나호코는 그런 시즈카를 다루지 못했다. 동물은 사람보다 빨리 스스로 서고 빨리 자란다. 사람보다 덜 살아서 그렇기는 하구나.

 

 사람이 동물을 기르는 건 거의 고기를 얻으려고다. 닭은 달걀도 있지만. 옛날에는 소 힘을 빌려 농사를 짓기도 했구나. 이제는 기계가 있어서 농사 짓기보다 고기로 기르겠지(우유를 얻는 소도 있구나). 그렇다 해도 좋은 데서 기르면 좋을 텐데. 지금 사람이 먹는 동물 고기에서 제대로 사는 게 어느 정도나 될지. 비좁고 지저분한 곳에서 그저 먹기만 하고 살지도 모른다. 동물도 동물 권리가 있을 텐데. 요즘은 그걸 생각하기도 하는구나. 고기를 주는 동물을 고맙게 여기고 사는 동안이라도 괜찮게 살게 하기를. 염소는 사람한테 무엇을 주나. 나도 잘 모른다. 예전에 만화에서 염소젖 짜는 모습을 보았는데 염소는 젖 때문에 기르는 건가. 검정색이 아닌 하얀색 염소 말이다. 시즈카도 하얀색에 암컷이다.

 

 시간이 흐르고 시즈카는 많이 자랐다. 시즈카 짝을 지어줘야 할 때가 되었다. 나호코 아빠는 시즈카를 수레에 싣고 먼 곳에 있는 숫염소를 만나게 한다. 시즈카가 숫염소를 만나고 얼마 뒤 시즈카 배가 불렀다. 시즈카가 새끼를 가졌을 때는 겨울이어서 푸른 풀이 없었다. 나호코와 아빠는 산골짜기로 가서 풀고사리를 캐왔다. 봄이 오고 시즈카는 새끼를 낳았다. 시즈카 새끼는 뽀로라 했다. 뽀로는 시즈카 젖을 먹고 잘 자랐다. 뽀로가 풀을 먹게 되자 시즈카는 뽀로가 곁에 오지 못하게 한다. 벌써 떼어내려 하다니. 동물은 대단하다. 사람이 동물을 기르게 되고 먹을 걸 준다 해도 여전히 동물은 빨리 홀로 선다. 뽀로는 나호코 큰아버지가 데려간다. 시즈카는 뽀로가 떠나서 슬펐을까. 말로는 나타내지 못해도 조금 슬펐을 듯하다.

 

 나호코 아빠는 시즈카 새끼 뽀로를 보내고 앞으로 시즈카 젖을 실컷 먹겠다면서 기뻐했다. 하지만 시즈카 젖 짜기는 쉽지 않았다. 나호코가 시즈카가 좋아하는 밀기울을 주고 그 사이에 아빠한테 젖을 짜라고 했다. 그게 잘됐다. 시즈카 젖은 우유,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자로 만들었다. 염소젖도 맛있을까. 쉽게 볼 수 없는 염소 모습 재미있다. 시즈카는 조금 장난꾸러기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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