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우울하려고
언제나 밝고 좋은 생각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전 그렇게 못합니다. 누군가 그것도 버릇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전 기분이 괜찮을 때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합니다. 걱정을 사서 하는군요. 사람 아니 뇌라는 건 안 좋은 때를 더 생각한답니다. 그렇다고 늘 그런 기분에 빠져 있는 건 좋지 않겠습니다. 이래서 친구가 별로 없군요. 갑자기 이런 말을.
덜 우울하려고 조금이라도 애쓰는 게 낫겠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기도 할 테지만. 제가 하는 건 책 읽기지요. 책을 읽어도 별로 도움이 안 될 때도 있겠지만, 내용과 상관없이 글을 보면 안 좋았던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도 해요. 글이 걱정이라는 걸 머릿속에서 밀어내는 것일지도. 책을 더 잘 봐야겠습니다.
가끔 저랑 잘 맞지 않는 책을 만나기도 해요. 그런 건 조금 싫지만 거기에서도 무언가 얻을 수 있을 텐데. 저랑 잘 맞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는 잘 맞기도 하겠지요. 어쩐지 저는 그런 거 많은 것 같아요. 그럴 때 ‘난 왜 이러지’ 하기도. 사람 사귀는 것보다 잘 맞지 않는 책 만나는 게 조금 편하겠지요.
한가지밖에 생각하지 못하다니.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몸을 움직이라고도 하는군요. 그것도 괜찮지요.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나온다잖아요. 걷기 가끔 합니다. 우울할 때보다 볼 일이 있으면.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을 텐데, 제가 게으르군요. 우울해서 게으른 건지, 게을러서 우울한 건지.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걸 글로 다 나타내지 못하지만 글쓰기도 괜찮습니다. 이 말도 처음이 아니군요. 이번에 한 말 다. 쓸 게 떠오르지 않고 더 우울할 때 이런 말을 하는군요. 한번 말하고 나면 한동안 괜찮아야 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우울하면 우울한대로 괜찮으면 괜찮은대로 살까 합니다.


놓은지도 모르고
비가 조금 와서 가게에 들어가면서
우산을 접고 한손에 들었어
물건을 사고
집에 오려니
손에 우산이 없었어
어디선가
우산을 놓았나 봐
찾으러 가 봤지만
어디에도 없었어
놓지 않아야 했는데
왜 놓았을까
놓은 것도 모르고
다시 만날 수 없겠지
놓은지도 모르고 놓은 것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집에 오고 한시간쯤 뒤에 우산이 고객센터에 왔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왔다. 앞으로는 좀더 조심해야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