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과 인연을 맺은 지 얼마나 됐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 쓴 건 일기나 편지였다. 그때 책을 봤다면 이야기 같은 거 쓰고 싶다 생각했을까.
글쓰기 나쁘지 않지만, 이게 자신을 구원해줄 것 같지는 않다. 언젠가도 이런 말 했던가. 그때도 마음이 안 좋아서 썼겠지. 내가 해 보니 글을 써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겠다 싶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 마음을 조금 알 것도 같다. 글을 쓴다고 우울함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자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밖에 구할 수 없지만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있기를 바란다. 자신이 어때도 받아들이고 마음 쓰는 사람이랄까. 그런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가끔 우울해도 살아갈 거다. 그걸 자신이나 책 아니면 글이라 생각하면 나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건 잠시만 견디게 한다. 어차피 혼잣말이니까. 누군가는 자신이 쓰는 글에 나오는 사람과 살아라 했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는 그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 그거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것도 아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답도 없는 투정을 썼구나. 내가 이런 건 내가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해설지도. 글을 쓰고 나아졌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왜 더 가라앉지. 글을 써도 좋은 일도 없는데 그만두지 않다니. 참 이상하구나. 이게 사는 거여서 그만두지 않는가 보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