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하얀 것이 떨어졌다. 처음엔 이불이 바람에 날린 건가 했다. 그게 바닥에 닿을 때 둔탁한 소리가 났다. 하얀 천은 금세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그것을 보고 난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하늘에서 아니 높은 아파트에서 떨어진 건 사람이었다.

 

 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누군가 전화 거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아파트 401동 앞인데요, 사람이 떨어져서 피를 많이 흘렸어요.”

 

 아파트 사람이 하나 둘 밖으로 나왔지만 멀리서만 지켜 보았다. 나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내가 선 곳에서 봐도 그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알았다.

 

 얼마 뒤 응급차와 경찰차가 왔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아파트에서 떨어진 사람을 응급차에 싣고 떠났다. 그 사람은 죽었을 거다. 의사인 듯한 사람이 말하는 게 보였다. 응급차는 떠났지만 경찰차는 아직 가지 않았다.

 

 내가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핏자국이 있는 곳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 모습이 나타났다. 그건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 영혼이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보았다. 난 바로 눈을 돌렸지만 눈치챘을 거다.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살짝 웃고는 바로 내 쪽으로 왔다.

 

 “이봐요, 내가 보이지요.”

 

 “…….”

 

 “나 좀 도와줘요.”

 

 “…….”

 

 “사람들은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예요.”

 

 “……네?”

 

 난 나도 모르게 대답했다.

 

 여자,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은 여자였다. 여자는 기쁜 듯 이어서 말했다.

 

 “나 보이는 거 맞네. 나도 내가 죽은 다음에 이렇게 될지 몰랐어요. 내 억울한 마음을 하늘이 알고 잠시 여기 머물게 해줬겠지요.”

 

 “…….”

 

 “이봐요. 이런 일 처음 아니지요. 날 죽인 사람 찾아줘요.”

 

 “……아, 제가 어떻게…….”

 

 겨우 한마디 내뱉었지만 난 내가 여자를 죽인 사람을 찾으리라는 걸 알았다. 여자와 눈이 마주쳐버렸으니 말이다.

 

 

 

(이걸로 끝이다. 여자를 죽인 사람을 찾는 것도 쓰면 더 재미있겠지만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모르겠다. 언젠가 생각나면 뭔가 더 쓸 수도 있겠지만, 못할 듯하다. 이걸로 끝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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