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테이크아웃 6
최은미 지음, 최지욱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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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소설을 그림과 함께 만났다. 단편소설 한편과 그림이 함께 담긴 작은 책이다. 다른 데서는 ‘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로 더 깊은 책읽기를 하려는 마중물’이라는 걸로 짧은 이야기와 그림을 함께 싣기도 했다. 이젠 책도 이런 식으로 나오다니. 길거나 두꺼운 책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이런 책 보면 괜찮기는 하겠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도 그림과 함께 만든 게 있기도 하다. 다른 사람 소설 있던가, 잘 모르겠다. 글만이 아니고 그림이 있으면 책을 쉽게 만나기도 할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얇고 그림이 있다고 해도 이 소설 <정선>은 쉽게 읽기는 어려울 듯하다.

 

 어릴 때 ‘나’가 살았던 곳은 정선이고 지금은 집이 아예 없어졌다. 말복이면서 입추였던 날 ‘나’는 역으로 가다 쌍무지개를 보았다. ‘나’는 쌍무지개에 홀리기라도 한 건지, ‘나’는 역 앞 커다란 게시판에 쓰인 <정선이를 찾습니다> <보고 싶다 정선아!>하는 문구를 보고 정선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탄다. 그 기차는 이름이 정선인 사람이 타면 세사람까지 돈을 내지 않아도 됐다. 실제로 그런 기차 있을까. ‘나’가 정선에 가서 바로 간 곳은 예전에 집이 있던 곳이다. 그곳은 비어 있고 그곳이 끝나는 곳에 펜션이 한 채 있었다. ‘나’가 살던 집터에서 무언가 나와서 지금은 비워둔 것일까. ‘나’는 어렸을 때 땅속에서 놋쇠숟가락 같은 걸 파내고 그것을 보물로 여겼다. 그건 정말 오래된 숟가락인지.

 

 갑자기 기차를 타고 정선에 갔다고 여겼는데 ‘나’는 펜션 예약을 해두었다. 그건 기차에서 했을까. 펜션에 짐만 두고 ‘나’는 면내로 나가 과일 가게를 하는 동창을 만났다. 남자 동창이다. 오랜만에 만나고 친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전화번호를 가르쳐준다. ‘나’가 한 말은 다 거짓말이었을까. 거짓말이겠지. ‘나’는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게 되고 잠시 펜션에서 지낸다고 했다. 다음 날 저녁에 ‘나’는 동창을 만나고 역 매점 계약 이야기를 한다. 동창은 잠시 망설이다 ‘나’한테 돈을 보낸다. ‘나’는 하루 더 정선에 머물면 안 된다 생각하면서도 바로 떠나지 않고, 동창한테 거짓말 한 게 들킨다. ‘나’는 무슨 마음으로 그런 거짓말을 한 건지. 빚이 있어서 그런 걸까.

 

 단편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할 텐데 나오지 않은 말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나’가 지금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같은 거. 정선은 ‘나’가 열다섯살까지 살고 엄마는 그보다 더 빨리 집을 나간 듯하다. 엄마는 왜 집을 나갔을까. ‘나’가 말한 정선이라는 이름을 갖고 정선에 사는 남자와 결혼한 사람은 엄마 같기도 하다. 엄마는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아서 집을 떠난 것일지도. ‘나’는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가 사라진 집처럼 그리웠을지. 어쩌면 정선이를 찾습니다는 말을 보고 그곳에 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왜 동창한테는 거짓말 한 건지. 그건 정말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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