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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야상곡 ㅣ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4월
평점 :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 일본에는 소년법이 있어서 미성년자는 죄를 지어도 큰벌을 받지 않았다. 이름도 세상에 알리지 않고 피해자 식구한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피해자 식구는 무척 괴롭겠다. 이제는 달라졌던가. 많이 바뀌지 않았을지도. 시간이 흐르면 이름은 알 수 있다고 한 것 같기도 한데. 그렇기는 해도 죄를 지은 아이는 이름을 바꾸고 살 수 있다. 피해자 식구도 이름을 바꿀 수 있는 듯하다. 한국은 청소년이 죄를 지으면 어떻게 할까. 한국도 큰 죄를 지어도 가벼운 벌을 받을 것 같다. 미성년자는 앞으로 달라질 수 있어서 기회를 주는 거겠지. 일본 소년법을 만든 건 그래서였다. 죄를 짓고 그것을 뉘우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다. 죄를 지은 사람이 다 죄를 뉘우치면 얼마나 좋을까. 어려운 일이겠다.
변호사는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할까.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겠다. 변호사로 억울한 사람을 도우려는 사람도 있고, 돈을 많이 벌려는 사람도 있겠지. 법은 누구한테나 평등하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돈 있는 사람은 법을 이용해 빠져나가니 말이다. 그걸 도와주는 게 바로 변호사겠지. 미코시바 레이지는 돈이 되는, 큰 돈을 내는 사람 변호만 했다. 그런데 돈을 별로 내지 못할 사람 쓰다 아키코 변호를 맡는다. 그것도 본래 하던 변호사 약점을 잡고 협박해서. 쓰다 아키코는 남편 쓰다 신고를 죽였다. 쓰다는 몇해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서 헛꿈을 꾸었다. 애쓰지 않고 돈을 벌려는. 그렇다고 남편을 죽이다니 하는 생각이 든다. 쓰다 아키코는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 그렇게 됐다고 했다. 미코시바 레이지는 왜 쓰다 아키코 일을 맡았을까.
맨 처음에 미코시바 레이지가 어떤 사람인지 나온다. 아니 어렸을 때 어떤 일을 했는지다. 그때 나이는 열네살이었다. 이름도 달랐는데 지금 이름으로 말한다. 일부러 그렇게 한 거겠지. 미코시바 레이지는 어렸을 때 유치원생 여자아이를 죽였다. 죽이고 몸을 잘랐다. 머리, 팔, 다리, 몸통. 그걸 하나 하나 옆동네 우체통이나 유치원 앞에 버렸다. 잔인한 일이다. 어렸을 때 그런 짓을 한 사람이 변호사가 되었다. 그 뒤로는 사람 죽이지 않았겠지. 미코시바 레이지는 그 일을 벌이고 이나미 교관이라는 사람을 만났나 보다. 그때 어떤 말을 들었는지 나오지 않지만, 교관은 미코시바 레이지한테 속죄해야 한다고 했을까. 미코시바 레이지가 그런 사람을 만난 게 다행이다 싶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 변호사가 아니고 연쇄살인범이 됐을지도. 연쇄살인범이 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변호사가 된 건 잘 된 건지 모르겠다. 피해자 식구가 알면 무척 화낼 것 같다.
내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알게 되고 만난 게 거의 열해가 된 듯하다. 어릴 때부터 좋아한 사람도 있다던데, 난 그때 책을 몰랐고 책을 보게 되고도 만나지 못했다. 미국이나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그런 나라 사람이 쓴 것보다 일본 사람이 쓴 걸 더 많이 만났다. 다른 나라보다 일본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 나한테 잘 맞았다. 그렇기는 해도 아주 많이 만난 건 아니다. 아직도 못 본 거 많다. 일본소설을 보고 소년법을 알고 가해자 식구도 나름대로 힘들겠지만 피해자 식구는 더 힘들다는 거 알았다. 여기에도 그런 게 나온다. 피해자 식구가 둘레 사람한테 안 좋은 소리를 듣고 괴롭힘 당하다 살던 곳을 떠난 게. 왜 사람은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을 안 좋게 볼까. 자신한테도 어둠이 물들까봐 무서운 걸까. 한국 사람도 피해자 식구를 좋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든 사람이 남의 아픔을 모르는 척하는 건 아니겠지만.
미코시바 레이지가 어렸을 때 자신이 한 짓을 잘못했다 여기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그게 잘못이다는 건 안 것 같다. 그래서 쓰다 아키코 변호를 한 거겠지. 어렸을 때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도 알았다. 사춘기여서 그랬던 건지. 미코시바 레이지는 그렇게 괜찮은 사람은 아니다. 변호사로 지금까지 돈이 되는 일만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미코시바 레이지는 짐승에서 사람으로 돌아오려 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생각나는구나. 미코시바 레이지처럼 되는 사람이 더 많다면 좋겠지만, 어릴 때 자신이 저지른 죄를 잘못이다 여기지 않고 어른이 된 뒤에도 죄를 짓는 사람도 있겠지.
죄를 지은 사람한테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것도 주지 않는 것도 어려운 일일 듯하다. 그래도 사람을 믿고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게 낫겠다.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다고 속죄가 끝난 건 아니다. 사람을 죽였을 때는 더. 그것도 잘 알게 하기를 바란다.
*미처하지못한말
다 쓰고 보니 쓰다 아키코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구나. 남편이 돈을 벌지 않고 헛꿈을 꾼다고 해서 싸우다 그 사람을 죽이는 건 이상하기는 하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이 있었다.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세상에는 좀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해야 할지. 그런 사람은 아주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뇌에 문제가 있으면 그렇게 되기도 한다는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