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쿵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누가 올 사람은 없고 바로 택배라는 걸 알고 빨리 일어나 문을 열고 물건을 받았다. 물건을 두고 다시 자려고 누웠는데 왼쪽 발뒤꿈치가 아팠다. 서둘러 방에서 나가다 어딘가에 긁혔나 했다. 조금 있으면 괜찮겠지 했는데 아픈 게 가라앉지 않았다. 일어나서 먼저 손으로 만져보니 피가 묻었다. 발뒤꿈치 위가 세로로 좀 길게 찢어져 있었다. 병원에 가서 꿰매야 하나 하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
집에 소독약이나 다친 데 바르는 약이 있나 찾아보니 안 보였다. 어딘가에 바르는 약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걸 거의 바르지 않아서 잘 모른다. 있기는 할까. 아프거나 다치지 않아도 그런 건 사두는 게 좋을지. 아무 일 없으면 못 쓰고 버려야 할 텐데. 그나마 밴드가 있어서 그걸 붙였다. 처음에는 피가 많이 배어나와서 떼고 새걸 다시 붙였다.
내가 그렇게 다친 건 손잡이 깨진 컵을 버리지 않고 그냥 두어서다. 손잡이 깨진 부분을 안쪽으로 해서 두었는데 그 옆을 다니면서 건드렸나 보다. 날카로운 곳에 피는 묻지 않았지만, 다른 것에 베인 건 아니다. 손잡이 깨진 컵을 다른 데 두거나 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나처럼 위험한 걸 그냥 내버려두는 사람은 없겠지. 신문지로 싸두었다면 좋았을걸. 다치는 건 한순간이다. 그때는 느낌이 없다.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아프다. 어린아이가 넘어지고 조금 뒤에 우는 건 그래설까. 칼을 맞은 사람이 자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죽는 것도 떠올랐다.
베인 발뒤꿈치 위에 밴드 세개 붙이고 다시 잤는데 편하지 않았다. 자다 깨다 하면서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난 다리가 아픈 듯이 걸었다. 그 일이 바로 꿈에도 영향을 주다니. 내가 간 곳은 어딘지 모르겠다. 난 무슨 공연 같은 걸 하는 곳을 지나갔다. 어쩌면 거기는 오디션 보는 데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전에 어떤 꿈을 꾸다 난 거기로 갔을까. 그 뒤에도 좀 이상한 곳으로 갔다. 쓰지도 않는 물건을 많이 주워다 쌓아둔 곳이었다. 도마뱀 같은 것도 나왔다.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꿈이구나, 아니 내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거구나. 다친 건 언제쯤 괜찮아질지, 밖에는 어떻게 나가지. 운동화 신으면 아플 것 같다.
다시 택배 이야기로 돌아와서, 택배가 오면 빨리 물건을 받아야 할 듯 싶다. 문을 자꾸 두드려서. 그걸 배달하는 사람은 빨리 물건을 주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겠지. 그래도 천천히 하면 안 될까. 서두르면 사고가 일어난다. 내 경우는 위험한 걸 치우지 않아서지만. 그래도 문을 몇번이고 두드리면 서두른다. 문 두드리고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좋을 텐데. 물건 산 사람은 그게 올 것을 안다. 다른 사람이 보낸 건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위험한 건 바로 치우고 택배가 오면 서두르지 않아야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