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저 단풍잎 다 떨어졌겠다

가을에도 핀 장미
따듯할 때 한번 피고 두번째 핀 듯하다

십일월도 얼마 남지 않았고
이번 가을도 곧 다 가겠구나
내가 갈게
──인터넷 안에서
가끔 다른 사람이 나를 찾기를 바라지만
그건 어려운 일일 거야
난 잘 보이지 않거든
아니 보이지만 마음 쓰지 않으면 잘 안 보여
많은 사람과 이어져 있지만
친구는 얼마 사귈 수 없는 인터넷 세상이야
마음을 열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지만
나한테는 아주 어려운 일이야
먼저 손을 내민다고 그걸 잡아줄지 알 수 없고
잡았다가 놓기도 할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지
흐르는 시간처럼 다른 사람 마음도 잡을 수 없어
그래도
나를 지겹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야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네가 나를 기다린다면
내가 갈게
*이걸 썼을 때는 이런 마음이었는데 마음처럼 못한다 여전히 내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는 느낌도 든다 그건 언제쯤 잘 할까 어쩐지 늘 왔다 갔다 할 듯하다
걷는 사람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걷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 “어디 가세요” 하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걸었다
맑은 날
비 오는 날
바람부는 날
날씨가 좋든 나쁘든
그 사람은 걸었다
무언가를 잊으려는 건지
무언가를 찾으려는 건지
어느 날은 웃고
어느 날은 울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 사람이 다닌 길에는 꽃이 피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