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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평점 :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어서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책을 빨리 보는 사람보다는 많이 걸렸을 것 같네요. 저는 조금 천천히 봅니다. 천천히 봐도 책을 잘 보지는 못합니다. 이 책 한번에 다 보지 않고 두번으로 나누어서 봤습니다. 이 소설은 여기 나오는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것도 보거나 찾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해설도 아주 깁니다. 소설보다 짧은데 왜 더 긴 것 같은지. 해설을 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건 아니군요. 소설가는 평론가가 자기 소설을 보고 그렇게 긴 글을 써주어서 좋아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로 보기도 했더군요. 이 소설을 깊이 있게 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소설을 보면서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만 잠깐 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시험에 들고 싶지 않네요.
이인시를 이인실이라고 이석이 말한다고 했을 때는 왜 했는데 책을 다 보고 깨달았습니다. 이인시와 이인실 말장난이군요. 병원에서 일해서 할 수 있는 말이네요. 저는 이런 건 바로 알아듣기보다 나중에 알아듣기도 합니다. 늘 그런지 가끔 그런지. 가끔이라 말하고 싶네요. 이인시는 어디에도 없겠지요. 제가 한국에 있는 도시를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이인시는 들어본 적 없는 듯합니다. 꼭 소설에 실제 있는 도시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이인시는 아주 큰 도시는 아닌 것도 같아요. 조선사업이 잘 되지 않자 종합병원 선도병원도 잘 안 되다니. 병원에 잘 가는 건 아니지만 병원에는 아픈 사람이 많던데. 작은 병원에는 얼마 없지만. 조선사업 하니 제가 사는 곳에서도 그걸 하고 이제 없어졌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거기가 아주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그곳에는 이제 사람이 별로 없다는 말 들었습니다. 한국에 그런 곳은 한두 곳이 아니겠습니다. 오래전에는 석탄을 캐던 곳에도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별로 없지요. 그런 것도 생각났습니다. 또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다 어디로 가고 어떻게 살아갈지. 저도 그렇게 좋은 처지는 아니군요.
언젠가 다른 소설에서 경찰이 돈을 만들어두려고 가짜 영수증을 쓴다는 것을 봤어요. 실제 쓴 돈보다 많은 돈을 영수증에 쓰는 거겠지요.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그걸 했을까요. 누군가 그걸 고발했어요. 그러고는 거기에서 쫓겨났어요. 그런 일 경찰 조직에서만 일어나지 않는가 봅니다. 선도병원에서도 일어나고 무주가 예전에 일한 서울병원에서도 그랬어요. 병원뿐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일어날지 모를 일이군요. 그런 걸 알게 되면 고발해야 할지. 무주는 자신과 친하게 지내는 이석이 실제 쓴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고 적은 걸 보고 어떻게 할까 생각해요. 이석한테는 차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있는 아이가 있었어요. 병원비나 여러 가지 돈 때문에 이석이 그런 일을 했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병원이 생기고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랬어요. 무주는 아내가 아이를 가진 걸 알고 자신은 나쁜 세계에 산다 해도 아이만은 좋은 곳에 살기를 바랐어요. 선도병원에 오기 전에는 관행이라는 말을 듣고 잘못을 저질렀는데, 아이한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 생각한 거지요. 무주는 이석이 병원 돈을 횡령했다는 것을 병원 홈페이지에 적습니다.
이석은 병원에서 평판이 좋았습니다. 공고를 나오고 간호조무사 일을 하다 원무과에서 일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이석 때문에 선도병원이 잘된 적도 있어요. 무주가 글을 쓴 다음에 이석은 별 말 없이 병원을 그만뒀습니다. 병원 다른 사람들은 이석이 한 일보다 무주를 더 안 좋게 생각해요. 그 마음을 아주 모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닌 듯도 합니다. 이석 아들이 죽었다는 말이 들려서 무주는 이석한테 미안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무주 아내도 아이를 잃고 맙니다. 아이는 희망 같은 것이기도 한데 이석이나 무주는 아이를 잃었군요. 무주 아내는 이인시를 떠나 친정에 갑니다. 무주도 참 안됐네요. 병원에서도 안 좋고 자기 자리를 잘 찾지 못하고 나중에는 병원비를 내지 않은 환자를 쫓아내기도 합니다. 그러고 조금 화를 내지만. 위에서 시켰다는 말이 통할까요. 이석도 다른 사람이 시켜서 안 좋은 일을 하고 무주도 그러고. 지금 한국에 그런 사람 많겠습니다. 용기를 내고 위에서 시키는 안 좋은 일 안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자신이 믿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지. 그걸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라는 것일지도. 바로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아요. 이석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지만, 곧 병원은 더 안 좋아져요. 그때 이석은 무주한테 그곳을 떠나라고 합니다. 그건 무주를 생각하고 한 말일까요. 무주는 다시 아내와 살 수 있을지, 이석은 어떻게 될지. 사무장이 돈을 들고 달아나고 그 책임을 이석이 져야 한다더군요. 살아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그때는 위에서 시키는 일 그대로 하지 않으면 좋겠네요. 제가 이런 말해서 이런 말이 있나 할 것 같은데 없어요. 애매하게 끝납니다. 소설이 끝난다 해도 그게 끝은 아니지요. 전 앞으로 이석이나 무주가 잘 살았으면 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