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밖에 나가지 않지만 밤동안 문을 여는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 만화에 나오는 <심야식당>이나 소설에 나오는 빵집은 아니어도 괜찮다. 편의점에는 거의 가지 않지만, 거기에는 사람이 사는 데 있어야 하는 건 거의 있지 않나. 비싸지만. 내가 편의점에 가지 않는 건 비싸서다.
늦은 밤에도 문을 열었으면 하는 곳은 컴퓨터 고치는 곳이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는 건 어쩌다 한번이지만 밤에 컴퓨터를 못 쓰면 아주 우울하다. 얼마전에 컴퓨터가 이상해져서 쓸 수 없었는데 무척 쓸쓸한 기분이었다. 여러 가지 쓸데없는 일들도 떠올랐다. 난 왜 그런지.
아침에야 컴퓨터를 가지고 갔다. 고칠 수 있기를 바랐는데 고칠 수 없었다. 본래 문제가 있어서 DVD 롬은 쓸 수 없었다. 더 나중에 사고 싶었는데, 또 중고다. 언제나 중고만 쓰는구나. 언젠가 내가 아주 괜찮은 새 컴퓨터 쓰는 날 올까. 그렇게 좋지 않아도 되지만, 어쩐지 새 것은 어려울 듯하다. 헌 거여도 잘 쓰면 괜찮다.
컴퓨터 없는 생활은 할 수 없구나.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기는 없어도 괜찮은데. 예전에는 컴퓨터 없어도 아무렇지 않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새벽에 라디오 방송 듣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예전에 듣던 라디오 방송도 이젠 없구나. 새벽에 다른 걸 해 볼까. 아니다, 그냥 컴퓨터 써야지. 낮에는 밝아서 안 좋다. 낮에는 낮에 할 게 있다.
전기가 생겨서 많은 사람은 늦은 시간에도 깨어있다. 컴퓨터 가게는 밤에 열어도 그렇게 잘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나쯤 있어도 괜찮을 테지만 내가 모르는 곳이나 집에서 먼 곳이면 갈 수 없다. 밤에는 집에서 편안하게 쉬는 게 좋겠다. 컴퓨터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지.
늦은 밤에 문을 열면 괜찮은 곳은 어딜까.
*미처하지못한말
내가 정말 바라는 컴퓨터 가게는 여자가 컴퓨터를 고치는 곳이다. 왜 컴퓨터 가게를 하는 건 다 남자일까. 가기 편하지 않게. 내가 모르는 거고 어딘가에는 컴퓨터를 고치는 사람이 여자인 곳도 있을지도.
희선